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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4~6월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73% 늘어난 68만8813대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68만8236대를 판매한 제너럴모터스(GM)를 웃도는 수준으로, 미 자동차 시장의 굳건한 1위인 GM을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일본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서 1위를 차지한 건 도요타가 유일하다. GM이 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선두를 내준 건 1998년 포드자동차에 뒤처진 후 처음이다. 전 세계적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북미 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파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반도체 부족 사태가 도요타에는 기회가 됐다. 그간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작년 미국 신차 판매 대수는 211만2941대로 전년 대비 11.3% 줄어들어, 5년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재택수요가 커지면서 개인용 PC나 게임기 등 가전용 반도체를 생산하느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급감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엔진부터 반도체 등 핵심 부품까지 모든 분야에서 부품 부족에 시달린 탓에 포드나 GM 등 도요타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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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단이 10년 후 코로나19 사태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타 자동차 업체들이 부품 부족으로 공장을 폐쇄하는 동안 도요타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경쟁사들이 생산공장을 50~60%가량 가동한 반면 도요타는 올 들어 지금까지 9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면서다. 올 상반기 도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129만1879대로, 전년 동기보다 44.5% 늘었다. 이에 따라 3년만에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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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생산경쟁에서 앞선 도요타가 하반기에도 1위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도요타가 현재 쌓아둔 반도체 재고로는 7월 말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전했다.
여전히 미국에선 자동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중고차 가격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끌어올리고 있다. 뉴욕주에서 닛산 대리점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닛케이에 “(완성차가 출고되지 않아) 색깔과 등급이 비슷한 모델이나 중고 차를 권유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