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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AP ‘하’ 등급은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은 공개 데이터 운영 시스템에 적용되며, 전체 공공·행정기관 시스템의 약 20%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클라우드가 신청한 CSAP 하 등급 인증에 대한 심사도 진행 중이라 빅테크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이 올해 공개한 새로운 국가망 보안 개선 정책 ‘다층보안체계(MLS)’에 따라 내년 초부터는 외국계 클라우드의 공공 시장 진출이 더 수월해질 전망이다. MLS는 획일적인 망분리 정책에서 벗어나 업무 중요도에 따라 적절한 보안 조치를 갖추면 외부 인터넷 망과 연결해 업무를 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망정책이다. 데이터 등급을 C(기밀), S(민감), O(공개)로 분류하고, 3개 등급별로 차등화된 보안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O 등급 시스템만 민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국정원은 사업 참여 요건에 CSAP 상중하 등급에 따른 차이를 두지 않기로 해, 하 등급을 획득한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이 중등급을 인정 받은 토종 업체들과 공공 시장에서 본격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망 분리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MS는 지난 9월에는 KT(030200)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5년간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한국형 AI 모델 개발, 클라우드 서비스 공동 개발, AI 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MS의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MS는 KT의 국내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공·금융 부문을 겨냥한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한국 AI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국내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에 첫 직접 투자를 단행했고, 오픈AI는 KDB산업은행과 협약을 맺었다.
AI업체인 트웰브랩스는 지난 6월 5000만달러(약 7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엔비디아의 자회사인 엔벤쳐스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트웰브랩스는 영상 분야 잠재력을 예측하고 멀티모달 신경망 기술을 구축한 업체로 지난 3월 초거대 AI 영상 언어 생성 모델 ‘페가수스’와 멀티모달 영상이해 모델 ‘마렝고’를 출시한 바 있다. 트웰브랩스는 오라클과 클라우드 파트너십을 통해 수천개의 H100 등 최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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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한국 기업과 기술협력 등을 통해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빅테크 기업이 내년에는 한국 기업과 협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