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사가 교실로 들어가자 학생들은 바닥에 엎드려 놀거나 책을 읽고 있었고, 당시 한 아이가 “선생님, A가 B를 때렸어요”라고 말했다.
그때 김 교사의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지금부터 김선생님법을 만들 거야. ‘김선생님법 1호, 친구가 때리면 같이 때린다’ 모두 이 법을 지켜야 하고, 안 지키면 처단당할 거야”라고 말했다.
순간 교실 분위기는 가라앉는 듯 했으나 아이들은 ‘처단’의 의미를 모르는 듯 다시 시끄럽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김 교사는 다시 선포했다. 그는 “친구 때린 사람 목소리를 들으니까 기분 나빠. 김선생님법 2호. 친구를 때린 사람은 1시간 동안 말을 하지 못한다. 안 지키면 내가 처단할 거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아이들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처단이 뭐냐고 묻는 한 아이의 질문에 다른 아이는 “학교에서 쫓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뜻을 알게 된 아이들은 입을 닫기 시작했고 교실은 숙연해졌다.
김선생님법은 이외에도 6호까지 늘어났다. ‘친구를 때린 사람은 급식을 꼴찌로 먹는다’, ‘수업 준비를 제대로 안 하면 자치 모임에 참여할 수 없다’, ‘거짓말을 하면 점심 놀이 시간 없이 교실에 와서 수업받는다’ 등이었다.
해당 법에 따라 2학년 아이들이 자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6학년 선배들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모임에 못 가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김선생님을 몰아내자”라며 구호를 외쳤다. 사실 김 교사와 6학년 아이들은 말을 먼저 맞춘 상태였다고.
그러자 2학년 아이들은 처음엔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다시 한번 6학년이 “김선생님을 몰아내자”고 외치자 따라 외치기 시작했다.
이후 2학년 아이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우리반법’을 만들어 ‘김선생님법’을 무효화했다.
‘우리반법’에는 ▲김선생님법을 만들 수 없다 ▲선생님은 바보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맞아야 한다 등이 담겼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작아도 (부당한 억압에 대해) 어른과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며 “‘얘들이 뭘 알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어린이 역시 작은 시민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선생님법이 교실에서 사라지고 교사와 학생들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상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