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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선고일 최대 변수 `선동`…8년 전 선동꾼들, 모두 유죄

정윤지 기자I 2025.03.19 11:25:09

“헌재로 쳐들어간다” 선동한 ‘박사모’ 지도부
재판부, 폭력 선동 문제 삼아…유죄 확정
폭행 앞장선 참가자도 줄줄이 실형 선고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폭력 사태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판결 당일 흥분한 집회 참가자들과 이들을 이끄는 일부 지도부가 폭력 행위를 선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앞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사망자만 4명이 나온 폭력 사태 때는 집회 지도부가 줄줄이 구속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들의 ‘폭력 선동 발언’을 문제 삼았는데,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경우 더 중한 벌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안이 인용 되자 보수단체 회원들이 경찰버스를 부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이데일리가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나타난 폭력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집회 참가자들의 판결문을 살펴본 결과 재판부가 가장 중요하게 본 대목은 지도부의 선동 발언이었다. 당시 집회를 주도한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회장 정모(67)씨와 인터넷 언론사 대표 손모(65)씨는 참가자들의 폭력 행위에도 방관하거나 오히려 부추기는 발언을 하면서 대법원에서 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파면 선고 당일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앞에서 ‘국민저항권’을 언급하며 폭력 행위를 유도했다. 정씨는 당일 11시21분쯤 헌법재판소가 탄핵인용결정을 내리자 오전 11시54분쯤 “헌재로 쳐들어간다” “목숨 날아가도 오늘 박살 낸다” 등을 발언했다. 이 발언 이후 과격해진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 버스를 탈취해 전·후진을 반복하며 차 벽 사이 틈을 만들고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였다.

손씨도 낮 12시10분쯤 “차벽을 안 트면 트럭으로 밀어버리라”고 말했다. 이때 집회 참가자인 70대 남성 정모씨가 열쇠가 꽂힌 경찰차 내부로 진입해 차량을 움직였다. 이로 인해 버스 뒤에 있던 경찰 소음관리차의 대형스피커가 아래로 떨어졌고 또 다른 집회 참가자인 72세 남성이 스피커에 맞아 결국 사망했다.

인명 사고가 벌어진 뒤에도 두 사람의 선동은 멈추지 않았다. 손씨는 당일 오후 2시25분쯤 “경찰 차 벽을 트럭으로 밀어버려라. 돌격하라. 1차 공격조가 담을 넘으면 2차 공격조가 가고 3차 공격조가 가고 지시가 내려진 대로 가라”며 “헌법재판소고 경찰이고 오늘 다 박살 내야 된다”고 발언했다. 정씨도 “지금 여기서 공격하는 사람들은 공격하라”거나 “버스를 당길 인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폭력을 선동하는 자극적인 언행을 함으로써 경력과의 충돌을 유발하거나 격화시켰다”며 선동을 유죄로 인정했다.

폭행에 앞장선 참가자들도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취재 중인 기자를 사다리로 내려친 한 참가자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경찰 버스를 탈취하다 스피커를 떨어트려 다른 참가자를 숨지게 한 정모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받았다. “빨갱이 경찰관이 여기 있다”는 말을 듣고 다른 참가자들과 몰려가 경찰관의 다리 등을 걷어찬 60대 남성 박모씨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해졌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직후 또다시 폭력 사태가 벌어진다면 같은 사건이더라도 과거에 비해 더 무거운 형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전 대통령 때는) 대통령 파면이 처음 있는 일이었고, 충동적으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선고가) 관대한 편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서부지법 사태도 있고 우려가 큰 만큼 같은 내용이더라도 더 엄하게 선고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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