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피에르 하투 테라다인로보틱스 사장은 최근 판교 사무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한국 시장을 이같이 평가했다.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데다 노동력·숙련인력 부족, 짧아지는 생산주기와 다품종 소량생산 등 제조 현장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피지컬 AI를 실제 공장에서 검증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테라다인로보틱스는 미국 테라다인의 로봇 사업 부문이다. 협동로봇 업체 유니버설로봇(UR)과 자율이동로봇(AMR) 업체 미르(MiR)로 구성됐다. UR은 2008년 협동로봇 상용화에 나서며 시장을 개척한 업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조립·운반 등의 작업을 함께 수행하도록 설계된 산업용 로봇을 뜻한다.
하투 사장은 한국을 전략시장으로 보고 국내 피지컬 AI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전략시장”이라며 “국내 피지컬 AI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투자를 확대해 한국에서 생태계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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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개방형 로봇 플랫폼과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이를 활용할 파트너 생태계를 꼽았다. 로봇이 물체를 집고 조립하고 이동하는 데 필요한 현실 세계의 데이터는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투 사장은 “챗GPT가 잘 작동하는 것은 인터넷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며 “피지컬 AI에도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인터넷이 없다.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 데이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테라다인은 로봇을 통해 현장 데이터를 만들고 AI 업체가 이를 활용해 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
사람이 로봇을 조작하면 다른 로봇이 이를 모방하며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학습한 로봇은 미리 정해진 위치와 경로를 반복하는 기존 자동화에서 벗어나 위치나 모양이 달라지는 물체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하투 사장은 “로봇이 오래 작동할수록 더 똑똑해진다”며 “보고, 변화에 적응하고, 실행하고 다시 학습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 피지컬 AI”라고 설명했다.
AI 열풍은 협동로봇 시장에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 하투 사장은 데이터센터와 서버 제조, 전자·반도체 분야를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꼽았다. 물류·창고 자동화와 이커머스, 자동차·전기차 분야에서도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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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봇업계의 화두인 휴머노이드가 기존 로봇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하투 사장은 “짧게 답하면 아니다. 함께 존재할 것”이라며 AMR은 운반, 협동로봇은 정밀한 핸들링 등 각 로봇이 잘하는 작업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언가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이 목적이라면 왜 다리가 필요하겠느냐. 바퀴가 더 낫다”며 “산업과 물류 환경은 인간의 모습을 닮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성능을 높이도록 최적화돼 있다. 형태보다 기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휴머노이드 기술 발전에는 기대를 나타냈다. 휴머노이드 개발 과정에서 발전하는 비전 AI와 파운데이션 모델, 로봇 학습 기술을 협동로봇과 AMR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직접 휴머노이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지금 배치할 수 있는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적절한 시기가 오면 회사에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테라다인로보틱스가 당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야는 AMR 위에 로봇팔을 얹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다. 스스로 작업 장소까지 이동한 뒤 부품을 옮기거나 기계를 조작할 수 있어 이동성과 정밀 작업 능력을 동시에 갖춘다.
하투 사장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가 현재 휴머노이드보다 단순하고 안정적이며 정밀하게 작업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자·반도체와 AI 서버 관련 제조 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투 사장은 AI 산업과 로봇 산업이 서로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AI 산업의 성장을 돕고, AI 산업은 다시 로봇의 발전을 돕는 두 가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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