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막아라'…멕시코 대통령, 이민 통제 강화 시사

신정은 기자I 2019.06.03 11:56:20

불법 이민 문제 해결 시사
"트럼프와 친구로 남고 싶어"
멕시코 경제장관 美 급파
5일 폼페이오와 협상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멕시코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민 관련 규정을 강화할 것을 시사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 발언에 몸을 움츠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멕시코 정부와 미국 정부는 친구”라며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로 남고 싶다. 멕시코인은 미국민의 친구다”라는 글을 남기며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만 항구도시인 베라크루스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중요한 것은 이민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우리가 어떤 것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라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필요하면 인권 침해 없이 어떻게 (이민 관련) 조치를 강화할지에 대한 부분도 대비하고 있다”며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막기 위해 이민 통제를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과의 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라시엘라 마르케스 멕시코 경제장관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미국 워싱턴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5일 멕시코 대표단을 이끄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필두로한 미국 대표단을 만날 예정이다. 멕시코 대표단은 공식 협상 테이블에서 이민자들이 합법적인 서류를 확보하지 않은 채 미국 국경을 넘는 문제에 대처하려는 조치를 이미 취해왔다는 점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다소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갱단의 폭력이 계속되는데다 경제 성장도 멈추면서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민 문제로 관세까지 부과된다면 벼랑 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수준이다. 멕시코 전체 수출의 80%, 수입의 5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멕시코의 노력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 카드를 거둬들일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의 반대에도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추진했다.

멕시코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트위터에 “멕시코가 국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규모 대표단을 보내려 한다. 문제는 그들이 지난 25년 동안 ‘논의’를 해왔다는 것이다. 우린 말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