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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에 업무보고…중수청·공소청 '정치 중립성'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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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10.06 09: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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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공소청 수장, 출범 후 첫 국무회의 나란히 참석
"수사·기소 나눴지만 정치권력과 관계는 달라졌나"
특검 보고 의혹 이어 공수처 대통령 수사 제외 추진
법조계 "정례 참석 재검토…개별 사건 보고·접촉 제한해야"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기소해야 할 기관의 수장들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면서 수사·공소의 정치적 중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검찰청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나눴지만, 두 기관의 수장이 대통령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국정 지시를 받는 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키로 하면서다.

법조계에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조직 분리를 넘어 대통령과 수사·공소기관 사이에 제도적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장 직무대행인 전종민 차장과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이정현 차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수사기관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정부의 청 단위 기관도 국무회의에 참여하라고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에도 부·처·청이 국정 논의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이에 따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당시부터 검찰 수뇌부의 국무회의 참석을 둘러싼 적절성 논란이 이어져왔다. 기관 간 정책 공조를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수사·공소기관을 일반 행정기관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게 법조계의 지적이다. 대통령과 그 측근을 상대로도 수사와 공소권을 행사해야 하는 기관인 만큼 실제 사건 개입 여부를 떠나 정치적 영향력에서 독립돼 있다는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지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조직을 둘로 나눠 놓고 수사기관인 중수청장과 공소기관인 공소청장이 모두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한다면 조직만 분리했을 뿐 정치권력과의 관계에서는 과거와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부협회장은 검찰개혁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를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통령이 개별 수사에 관여하느냐를 떠나 수사기관장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구조 자체가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수사기관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 관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차 교수는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확보돼야 국민에게 수사 결과의 공정성을 믿어 달라고 할 수 있다”며 “지금은 대놓고 국무회의에 출석시켜 지방선거 전에는 공소 취소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결국 수사기관의 수장 내지는 권한대행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는 의도가 뻔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근 불거진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 수사상황 보고 의혹도 대통령과 수사기관 사이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을 키웠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일일 종합상황 보고’ 문건 사진에 선관위 특검의 투표용지 재검표 관련 문구가 일부 노출되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튿날 대통령이 특검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는 투표용지 검증 연기로 집회 참가자들과의 마찰 우려가 해소됐다는 경찰청 치안상황 보고에 기초한 내용으로, 특검 수사상황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특검팀도 해당 문건의 기재 내용과 경위를 알지 못한다며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편 역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 등 사법 공직자 중심으로 조정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중수청이 맡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는 7일 토론회를 거쳐 국정감사 이후 법 개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수사기관 간 업무 중복을 줄이고 공수처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취지지만, 대통령 등 권력 핵심에 대한 수사가 독립기구인 공수처에서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옮겨가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대통령 수사를 담당할 중수청의 수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구조가 적절한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공수처는 대통령과 측근, 정권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 본래 목적”이라며 “대통령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면 공수처를 왜 남겨두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가 절대적 원칙이라고 주장하면서 두 권한을 함께 가진 공수처는 유지하는 것 역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정책 협의와 개별 사건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구분할 구체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 부협회장은 “필요한 형사사법정책 현안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참석하도록 하고 개별 사건의 수사, 기소, 공소유지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실과의 보고, 접촉을 엄격히 제한하고 그 과정도 투명하게 기록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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