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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리니지 IP를 대체할 새로운 게임을 발굴하기 위해 장르 및 플랫폼 다각화에도 힘썼다.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BM)을 중심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 등 내놓은 신작 게임들 모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작 마케팅에 투입된 비용보다 매출이 적게 나오며 실적에 기여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지난달 엔씨는 배틀크러쉬 서비스를 종료하고 개발팀도 해체했다. 호연 개발팀 또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연말에 출시된 리니지 IP 기반 ‘저니 오브 모나크’는 사전 예약에서 8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끌어모았지만 타사의 기존작들과 별다른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저니 오브 모나크로 인한 추가 매출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 중이다.
내년 이후를 바라보고 있는 엔씨는 강도 높은 쇄신작업에 나섰다. 본사에 집중돼 있던 인력과 기능을 분리해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곳과 연구개발(R&D) 자회사 1곳의 설립을 확정한 것은 물론, 12년 만에 구조조정에 나섰다. 새로 설립될 비상장 게임 개발 법인은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다. 이는 엔씨가 보유한 핵심 게임 지식재산권(IP)인 ‘쓰론앤리버티(TL)·LLL·택탄(TACTAN)’ 별로 조직을 나눈 결과다.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내년 2월1일이다.
고질적 문제로 여겨졌던 인력 구조도 개선 중이다. 분사조직에 본사 인력 1000여명을 재배치하고, 희망퇴직을 신청한 500여명에 대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엔씨는 본사 인원을 4000여명대 중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쉽게 말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독립적인 스튜디오를 통해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창의적인 게임들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바닥을 다진 엔씨는 내년 대형 신작들을 줄줄이 출시한다. 우선 직접 제작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 △슈팅 ‘LLL’ △실시간 전략 게임 ‘TACTAN(택탄)’ 등 3가지의 대작을 선보인다. 또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하반기에 선보일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와 기존 IP를 활용한 신규 장르 게임 등 5종이 출시될 예정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지난달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절실함, 창의성, 도전정신을 높이기 위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가는 편이 훨씬 낫다고 판단했다”며 “경영 혁신 의지 발현, 개발 역량 강화, 조직 효율화 증진에 박차를 가해 엔씨를 내년에는 본격 성장궤도에 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