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08일 08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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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프로세사와 유한양행은 PCS12852에 대한 ‘2차 변경계약’(Amendment No.2)을 체결하고 기술이전 계약 내용을 일부 변경했다. 프로세사가 최근 제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임상 2b상이나 3상 또는 기타 중추임상의 첫 환자 투여 기한이 내년 8월 14일로 명시됐다.
2a상 후 4년 정체…만료 닷새 앞두고 기한 1년 연장
이번 계약 변경의 배경에는 2020년부터 수년에 걸쳐 이어진 PCS12852의 개발 지연과 제3자 기술이전 추진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PCS12852는 위장관 운동을 촉진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작용제다. 유한양행은 2020년 8월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프로세사에 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200만달러와 개발·허가·판매 단계별 마일스톤 등을 합해 최대 4억1050만달러(약 5000억원)였다.
당시 계약에는 프로세사가 권리만 확보한 채 개발을 장기간 미루지 못하도록 단계별 의무도 담겼다. 계약 체결 후 90일 이내 유한양행의 의견을 반영한 개발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6개월 이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사전 임상시험계획승인(pre-IND) 미팅을 신청해야 했다.
또 계약 후 24개월 안에는 임상 2a상 첫 환자 투여를, 48개월 안에는 임상 2b상이나 3상, 또는 기타 중추임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마치도록 했다. 품목허가를 받으면 12개월 이내에 상업 판매를 시작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프로세사가 이 같은 개발 의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으면 유한양행은 일정 절차를 거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초기 개발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프로세사는 2021년 10월 FDA로부터 임상 2a상 IND 승인을 받은 뒤 2022년 4월 첫 환자를 등록했다. 같은 해 9월까지 중등도·중증 위무력증 환자 25명의 등록도 마쳤다. 임상 결과 고용량인 0.5㎎ 투여군에서 위 내용물의 절반이 배출되는 시간이 투여 전보다 평균 31.9분 단축됐다. 위약군의 단축 폭은 9.36분이었다. 중대한 이상 반응이나 심혈관계 안전성 문제도 보고되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계약대로라면 프로세사는 48개월 후인 2024년 8월까지 후속 임상에서 첫 환자에게 투여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임상 2a상 종료 후 약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임상 2b상은 시작되지 않았다.
프로세사의 열악한 재무 여건이 개발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세사는 2023년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돌면서 나스닥으로부터 상장 유지 요건 미달 통보를 받았다. 이후 2024년 1월 주식 20주를 1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단행했다. 지난해에도 같은 사유로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그해 12월 다시 25대 1 액면병합을 실시했다.
이에 프로세사는 직접 임상을 이어가는 대신 제3자에게 권리를 재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지난해 6월 인택트 테라퓨틱스(Intact Therapeutics)와 PCS12852의 독점 도입 선택권을 부여하는 구속력 있는 텀시트(계약이행 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맞춰 유한양행과 프로세사는 후속 임상 첫 환자 투여 기한을 원계약 체결 후 48개월에서 108개월(2029년 8월)로 연장하되, 프로세사가 2025년 6월 30일까지 인택트와 최종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거나 이전한 권리를 반환받으면 기한을 72개월로 자동 조정하는 조건이었다.
인택트는 실사 과정에서 프로세사에 총 5만달러를 지급했고, 이 가운데 3만달러가 유한양행에 돌아갔다. 하지만 프로세사와 인택트는 본계약에 도달하지 못했고, 텀시트는 올해 2월 12일 만료됐다. 이후 프로세사는 이후 다른 잠재적 파트너들과 PCS12852 개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후속 임상 기한은 원계약 체결 후 72개월이 되는 올해 8월 19일로 자동 조정됐다.
이번 2차 변경계약은 해당 기한 만료를 닷새 앞둔 지난달 14일 체결돼 12개월 안인 내년 8월 14일 안에 후속 임상 첫 환자에게 투여를 개시하도록 했다.
다만 계약 변경의 구체적인 배경과 향후 개발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프로세사에 기술수출한 물질이어서 모든 내용이 프로세사 측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이에 본지는 프로세사 측에도 계약 변경 이유와 신규 파트너 협상 여부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6년 기다렸지만 대가는…권리 회수도 ‘부담’
유한양행으로서도 당장 계약을 종료하고 권리를 회수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니다. 권리를 되찾으면 직접 후속 임상을 진행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다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약 4년의 개발 공백을 고려하면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프로세사나 제3의 파트너가 개발을 이어가는 편이 현실적일 수 있다.
시간 대비 그동안 확보한 경제적 성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도 당장 계약을 종료하기보다 프로세사에 후속 개발 기회를 남겨두고 마일스톤 수취 가능성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유한양행의 수취 대가는 계약금에 해당하는 200만달러 상당의 프로세사 주식과 인택트 실사비 중 배분받은 3만달러 등 총 203만달러 수준으로 추청된다. 최근 환율로 환산하면 약 27억원 규모지만, 그마저도 대다수 현금이 아닌 주식이었던 셈이다. 최대 4억1050만달러라는 계약 규모 대부분은 임상·허가·판매 성과가 발생해야 받을 수 있는 조건부 대가다.
이와 별도로 유한양행 미국 법인은 2020년 10월 프로세사의 나스닥 공모에서 주당 4달러에 75만주, 총 300만달러어치를 인수했다. 유한양행 측이 3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더 높은 개발 마일스톤 조건을 적용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주식 처분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만일 계약금과 별도 투자한 주식을 최근까지 보유했다면 지분 가치가 하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프로세사 개발 여력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프로세사는 지난 7월 비디야 테라퓨틱스(Vidya Therapeutics)를 인수하면서 기관투자가로부터 2억 달러를 조달했다. 순조달액은 1억8330만달러로, 회사는 2029년 하반기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조달금의 주된 사용처는 비디야에서 확보한 BTK 억제제 ‘VT-7208’라고 설명하지만, 존속 자체를 우려하던 단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027년 8월까지 후속 임상이 시작되지 않으면 유한양행이 계약 해지와 권리 회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계약이 종료되면 프로세사가 보유한 한국 제외 글로벌 라이선스는 소멸한다. 유한양행은 계약상 선택에 따라 규제기관 제출자료와 임상·비임상 데이터, 관련 제조자료 등을 넘겨받을 수 있다.
다만 권리를 회수하더라도 개발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유한양행이 직접 후속 임상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다시 물색해야 한다. 장기간의 개발 공백과 특허·시장독점권의 잔여기간, 후속 임상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개발 공백이 길어진 만큼 권리를 돌려받더라도 유한양행이 직접 임상을 재개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임상 2a상 데이터와 해외 개발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프로세사나 새로운 파트너가 후속 개발을 이어가는 편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