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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윤 헬시메드 대표 “마약 퇴치하려면…조기 예방·검출도 대중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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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지 기자I 2026.07.14 08:32:02
최정윤 헬시메드 대표. (사진= 헬시메드)
최정윤 헬시메드 대표. (사진= 헬시메드)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치료와 재활도 중요하지만,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으려면 결국 예방과 조기 검출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최근 최정윤 헬시메드 대표는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음료용 마약진단키트를 꺼내 들었다. 기자의 손목에 팔찌형 키트를 채우자 놀이공원 입장 팔찌처럼 얇은 종이띠가 손목을 감쌌다. 띠지에는 의심 물질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물방울 모양의 반응 부위가 줄줄이 배치돼 있었다.

최 대표의 설명에 따라 눈앞에 높인 보리차를 손가락에 콕 찍어 반응 부위 하나를 충분히 적셨다. 최 대표는 “보리차라 색이 바뀌지 않았지만, 마약 성분이 섞여 있었다면 해당 성분에 반응하는 부위의 물방울 색이 변했을 것”이라며 “음료나 음식에 마약류가 섞였는지 현장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헬시메드는 경찰청과 검찰 등 수사·단속기관을 중심으로 마약진단키트를 공급해 일반 소비자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수사 현장에서는 회사 제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예컨대 경찰이 마약 의심자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경우 현장에서 회사의 타액용 마약진단키트를 꺼내 즉시 검사하는 식이다.



수사용 넘어 개인용까지…마약 진단 대중화 시동

최 대표가 마약진단키트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는 원래 부동산 개발업을 해왔지만, 은퇴 이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찾던 과정에서 마약 문제에 주목하게 됐다.

최 대표는 “유학생이었던 20대 시절 주변에서 마약을 어렵지 않게 접하는 친구들을 보며 놀랐었다”며 “이후 마약 청정국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국내에서도 최근 청소년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터넷과 다크웹 등을 통해 마약 접근성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실을 보며 문제의식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하는 인력들이 모여 회사를 세웠다”며 “과거 삼성과 애플 휴대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필름 개발에 참여한 박사급 인력 등도 합류해 개발에 매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헬시메드는 회사 설립 전인 2020년부터 코로나19와 마약진단키트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파트너십 구축과 식품의약품안전처허가 절차 등을 진행했다. 개발이 안정화한 이후 지난해에는 제품 공급을 추진하기 위해 지금의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부터 체외진단 사업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헬시메드가 보는 시장의 핵심은 ‘예방’이다. 마약 투약 이후 치료와 재활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사전 검출과 교육을 통해 중독 진입 자체를 막는 편이 사회적으로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예방 교육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 또 의심 상황에서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어떻게 보급할지가 중요하다”며 “기업이지만 사회적 기여를 함께 고민하는 구조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제품 포트폴리오에도 반영돼 있다. 헬시메드의 마약진단 키트 ‘케이 래피드 체크’(K-Rapid Check)는 타액(침)용과 소변용 등 두 가지 검사 유형으로 구성된 의료기기다. 또 음료나 음식 등 비인체 시료 확인용인 물질용 제품과 일반소비자용 예방 인지 제품도 공산품 형태로 별도 판매하고 있다. 상황에 맞춰 인체 검체뿐 아니라 음료, 음식 등에 들어간 의심 물질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예방 인지 제품은 해외여행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참고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인용 제품이다. 기자가 시험해 본 팔찌형부터 포켓형, 스틱형 등으로 제작돼 휴대성과 실용성을 높였다. 그간 정부 기관 대상으로 공급하던 제품을 기업·소비자간거래(B2C)로 확대한 셈이다.

최 대표는 “외국에 정박한 국내 선박의 경우에도 일부 약물이 허용된 국가에서 식당을 이용하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항만, 공항 등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며 “언제, 어디서든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71종 마약 검출…‘민감도·고객 맞춤형’ 강점

헬시메드는 기술 경쟁력으로는 국내 체외 진단키트 중 가장 낮은 컷오프(cut-off) 수치를 내세운다. 컷오프는 체내에 남아 있는 마약 성분을 어느 수준까지 검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더 미량 성분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용 검사 지표의 경우 메스암페타민(MET)이 300ng/㎖, 코카인(CoC) 100ng/㎖ 수준으로, 일부 제품의 MET 500~1000ng/㎖, 코카인(COC) 300ng/㎖ 수준보다 낮다. 검출 정확도 역시 95~99%의 높은 수준으로 제시됐다.

최 대표는 “자사 제품은 마약 후 2주가 넘어도 검출되고, 해독 링거를 맞은 경우도 어느 정도 검출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극미량 성분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민감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수사 절차상 1차 진단키트의 민감도는 특히 중요하다”며 “마약 의심자에게 처음부터 혈액검사를 강제하기는 어렵고, 통상 소변 검사 등 1차 검사를 거친 뒤 추가 신체검사나 정밀검사로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 대비 더 다양한 마약 성분을 검출할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으로 키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 대표는 “신종 마약이 등장할 때마다 검사 가능한 마약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어 기관과도 관련 소통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수요처도 빠르게 넓어지는 분위기다. 마약 위험성이 커지면서 공공부문뿐 아니라 의료기관과 민간 영역에서도 검사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 ‘공무원 채용 신체 검사 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공무원 시험 합격자는 임용 전 신체검사에서 필로폰과 대마, 아편, 코카인 등 6종 마약류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최 대표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6~7배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올해 매출 20억원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회사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만 개가량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하며 공급량을 확대 중이다.

한편 헬시메드는 성병진단 키트 등 다양한 진단키트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임질·클라미디아, 질염, 매독·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 주요 성병을 전문가뿐 아니라 가정에서 일반인도 5~20분 내 간편하게 선별할 수 있는 키트로, 현재 식약처 수출용 인증 허가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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