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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나믹스, ‘네 손가락’ 차세대 아틀라스 손 공개…작업 능력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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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10.02 08: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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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자유도·촉각 센서 적용…드릴 작업부터 너트 체결까지 정교한 조작
사람 손 유사한 크기·기존 공구 활용 가능…산업 현장 적용·양산 고려
시뮬레이션 학습부터 제조 데이터 축적까지…로봇 사업 고도화 속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작업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차세대 로봇 핸드를 공개했다. 단순히 걷고 이동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요구되는 공구 사용과 정밀 조립까지 구현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현장 투입 가능성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신규 로봇 핸드로 드릴 비트를 장착하고, 드릴을 조작하는 모습.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공구 활용 능력을 시연.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신규 로봇 핸드로 드릴 비트를 장착하고, 드릴을 조작하는 모습.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공구 활용 능력을 시연.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일(현지시간) 엄지를 포함한 4개 손가락으로 구성된 차세대 로봇 핸드를 처음 공개하고, 이를 탑재한 아틀라스의 작업 영상을 선보였다.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드릴과 너트 등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공구와 부품을 다루며 다양한 조작 작업을 수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드릴을 이용해 나무에 구멍을 뚫는 작업이다. 아틀라스는 드릴 비트를 집어 공구에 끼운 뒤 손잡이를 안정적으로 잡고 버튼을 눌러 드릴을 작동시켰다. 공구를 단순히 잡는 것을 넘어 손가락별 힘과 움직임을 조절해야 하는 작업으로, 로봇 핸드의 정밀한 제어 능력을 보여준다.

작은 너트를 손가락으로 돌려 조이는 작업도 선보였다. 너트처럼 크기가 작은 부품은 손끝에서 정확한 위치를 유지하면서 회전 방향과 힘을 동시에 조절해야 한다. 아틀라스는 손가락을 이용해 너트를 잡은 뒤 손 안에서 위치를 바꾸고 회전시키며 체결했다.

이른바 ‘인핸드 매니퓰레이션(In-Hand Manipulation)’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물체를 단순히 집어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에서 위치와 방향을 바꾸는 기술이다. 휴머노이드가 사람을 위해 설계된 기존 작업 공간과 공구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차세대 핸드는 4개 손가락에 총 13자유도를 적용했다. 엄지손가락은 4자유도, 나머지 세 손가락은 각각 3자유도로 구성됐다. 손가락을 벌리거나 끝부분을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사람의 손과 유사한 방식으로 다양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손 끝으로 너트를 돌리는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가 손 끝으로 너트를 돌리는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실제 산업 현장의 작업 환경을 고려해 핸드 크기도 사람 손과 유사하게 설계했다. 기존 사람이 사용하는 작업대나 공구를 별도의 개조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조를 단순화하고 주요 부품을 모듈화해 내구성과 정비 편의성을 확보하고 대량 생산 가능성까지 고려했다.

다섯 손가락 대신 네 손가락을 선택한 것도 산업 현장에서의 효율성을 고려한 결과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산업용 로봇의 다양한 적용 사례를 분석하고 설계 복잡도, 전력 소모, 비용, 내구성, 수리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네 손가락 구조를 채택했다.

아틀라스의 행동 조작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알베르토 로드리게즈는 “엄지손가락의 개수부터 새끼손가락의 필요성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검토했다”며 “실험과 시뮬레이션, 3D 프린팅 목업 등을 거쳐 최적의 설계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촉각 센싱 기술도 적용됐다. 손끝과 손바닥에 압력 기반 촉각 센서를 촘촘하게 배치해 물체와 접촉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힘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영상에서도 아틀라스는 얇고 긴 드럼 스틱을 손가락으로 회전시키거나 골프공 두 개를 손 안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등 형태와 마찰 특성이 다른 물체를 안정적으로 조작했다.

이 같은 조작 능력은 인공지능(AI) 학습 기술과도 연결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개발 초기부터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학습시킨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to-Real)’ 방식을 활용했다. 실제 하드웨어의 모터 특성과 마찰 등을 가상환경에 반영해 시뮬레이션과 실제 환경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진이 아틀라스의 신규 핸드를 개발하는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보스턴다이나믹스 연구진이 아틀라스의 신규 핸드를 개발하는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는 모터 토크와 마찰, 물체 형상,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외란 등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강화학습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특정 작업 하나만 수행하는 로봇이 아니라 작업 환경과 물체 조건이 달라져도 대응할 수 있는 범용 조작 능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로봇 하드웨어 개발과 함께 실제 제조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AI 학습에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개소한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가 핵심 거점이다.

RMAC은 현대차그룹의 실제 산업 환경을 모사한 실증 공간으로, 아틀라스가 제조 작업을 수행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 결과를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로봇이 현장에서 작업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다시 학습에 활용하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경쟁의 중심이 이동 능력에서 ‘실제 일을 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기존 설비와 공구를 활용하려면 이동뿐 아니라 물체를 정확하게 잡고 조작하는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차세대 핸드 공개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아틀라스를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RMAC을 중심으로 실제 제조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학습과 현장 적용을 반복하면서 휴머노이드의 산업 적용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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