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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생일’은 자연스럽게 ‘생일빵’이라는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밀리의서재를 상징하는 노란색에서 착안해 고구마맛 생크림을 채우고 고구마 카스테라 가루를 입혔다. 빵에는 촛불 모양 아트카드도 넣었다. 빵 위에 꽂으면 조그만 생일 케이크가 완성된다.
패키지 곳곳에는 책으로 이어지는 장치를 숨겨놨다. 패키지 뒷면 QR코드를 찍으면 자신의 ‘생일책’을 찾아볼 수 있다. 촛불 모양 아트카드 뒷면 QR코드를 이용하면 밀리의서재 한 달 구독 가격으로 두 달 동안 무제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편의점에서 ‘맛있어 보여서’ 집어 든 빵 하나가 독서로 이어지는 셈이다.
‘밀리의 생크림빵’ 협업을 담당한 이신형 밀리의서재 무제한독서팀장은 “10주년을 맞아 앱 밖에서도 회원들을 만날 방법을 고민했고 누구나 자주 가는 편의점의 생크림빵이 좋은 접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편의점에서 빵을 사면서 자연스럽게 생일책도 찾아보고, 평소 책과 거리가 있던 분들도 독서를 가볍게 시작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빵으로 독자에게 말을 건 곳은 밀리의서재가 처음은 아니다. 최근 가장 ‘빵 터진’ 사례는 민음사다. GS25가 민음사와 손잡고 지난달 21일 내놓은 ‘민음사빵’ 4종은 출시 4주 만인 지난 14일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다.
빵 이름부터 책 냄새가 물씬 난다. ‘사랑에 대하여’,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오만과 편견’,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등 민음사의 책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제품 안에는 민음사 책 표지를 본뜬 투명 책갈피 20종 가운데 하나가 무작위로 들어 있다. 빵을 먹는 재미에 ‘어떤 책갈피가 나올까’ 하는 수집의 재미까지 얹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책 맛 나는 빵’의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 곳도 있다. 연세유업은 지난해 9월 교보문고와 손잡고 이름부터 묘한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생크림빵’을 내놨다. 비스킷 질감의 빵에 헤이즐넛 크림을 채운 제품으로 출시 2주 만에 25만개가 팔렸다. 제품에 동봉한 카드를 통해 개인 맞춤형 도서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해 빵과 책 사이에도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이번 ‘밀리의 생크림빵’은 두 번째 독서 협업 상품이다.
얼핏 별 접점이 없어 보이는 책과 빵이 자꾸 만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점에 오는 사람이나 독서 앱을 켜는 사람은 이미 어느 정도 책에 관심이 있다. 편의점 빵 매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출판사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도 빵은 산다. 맛있어 보여 집어 든 빵에서 민음사의 책 표지를 발견하고, 촛불 카드를 뒤집었다가 밀리의서재를 만날 수 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독서를 하나의 취향으로 즐기는 ‘텍스트 힙’ 흐름도 책과 빵의 거리를 좁혔다. 책 표지를 활용한 책갈피를 모으고, 빵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일까지 하나의 놀이가 됐다. ‘읽는 책’에서 ‘가지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책’으로 독서를 즐기는 방식이 넓어지면서 출판 콘텐츠가 식품과 만날 여지도 커졌다. ‘교보문고맛 빵’을 거쳐 ‘민음사빵’과 ‘밀리의 생크림빵’까지. 책과 조금 멀어진 사람에게도 부담 없이 건넬 수 있는 가장 말랑말랑한 초대장이 지금은 ‘빵’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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