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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6조 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6%, 76.5%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인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 75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영업손실은 2567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295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 56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7% 줄었다. 영업손실은 2683억원을 기록했다. ESS용 배터리는 미주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은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영향으로 주요 고객들의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줄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은 지속할 전망이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 산업 영향 등으로 전력용 및 UPS용 수요가 증가하며 북미를 중심으로 약 1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겠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올해 하반기 정도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ESS와 전자재료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으로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제외하면 분기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종합적으로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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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올해 △매출 및 수주 확대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 등의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가동 시점을 약 2개월 앞당겨 지난해 12월부터 가동한 미국 내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을 기반으로 미주향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기 가동한 1개 라인을 비롯해 올해 1분기부터 나머지 3개 라인을 차례로 가동한다.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해 중저가 및 보급형 차량 출시가 예상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양산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오는 2027년 LFP 양산 프로젝트와 관련해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현지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ESS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ESS 생산능력(캐파) 역시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내년부터 차세대 전력용 ESS 배터리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SBB 2.0’의 양산을 시작한다.
아울러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고용량화를 달성하고 양산 기술을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프리미엄 각형 배터리 플랫폼인 ‘P7’의 개발을 완료하고, LFP 기술 완성도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램프업을 통한 조기 안정화를 진행해 투자 효율을 개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가동률과 연계한 자원 운용과 핵심 원료 다원화, 제조 공정 단순화 등을 추진해 재료비와 제조 원가를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부터 3년간 현금 배당을 미실시하고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배당 재원인 잉여현금흐름의 적자가 지속할 전망이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