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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릴 때 사진 없잖아" 진돗개 물려 죽은 몰티즈에 경찰 뒷짐

홍수현 기자I 2025.03.19 11:37:30

뒷짐 진 구청·경찰...직접 증거 없다며
가해견, 과거에도 같은 전력 있어
이번에도 아무런 처벌 없이 지나가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경기 수원시의 한 산책로에서 중형견에 속하는 진돗개가 초소형 견종인 몰티즈를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가해 견주는 과태료 처분조차 받지 않았다. 가해견이 피해견을 무는 장면이 찍힌 사진 등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산책중 목줄 없는 진돗개에 물려 사망한 몰티즈 (사진=뉴스1)
19일 뉴스1에 따르면 피해 견주 A씨(40대)가 겪은 개물림 사고는 지난 10일 오후 권선구 탑동의 한 산책로에서 발생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몰티즈와 평온하게 산책 중이던 A씨 등 뒤에서 갑자기 진돗개가 나타나 피해견을 공격한 것이다. A씨는 둘을 떼어놓으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되려 진돗대는 몰티즈를 좌우로 흔드는 등 더욱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몰티즈는 현장에서 즉사했고 진돗개는 어디론가 달아났다.

A씨는 먼저 112에 도움을 요청했다. 출동한 경찰은 인사사고가 아닌 데다 가해 견주의 과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별다른 조처 없이 현장을 떠났다.

뒤이어 구청에서 경찰의 연락을 받은 공무원이 현장에 나왔다. 그러나 사고 당시 사진 등 증거가 부족하고, 가해견 입에 피가 묻어있지 않다는 등의 말을 하고서 돌아갔다.

A씨는 다행히 한 목격자의 도움으로 가해 견주 B씨(70대) 집을 찾아갔다. B씨는 처음에 진돗개는 계속 집에 있었다며 사고 사실을 부인하더니 A씨가 진돗개를 지목하자 그제서야 “전에도 비슷한 사고를 낸 적이 있는데, 목줄이 풀려 밖으로 나간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A씨는 “8년을 가족처럼 지낸 반려견을 참혹하게 잃었다. 온 가족 모두 슬픔에 잠겨 있지만, 가해 견주 측은 과태료 처분조차 받지 않았다”며 “반려견이 물려 죽는 순간에 사진이라도 찍어야 한다는 것인지, 구청 공무원과 경찰관의 소극적인 대처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보호법 제13조(등록대상동물의 관리 등)에 따르면 ‘소유자는 등록대상동물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했을 때는 1차 20만원, 2차 30만원, 3차례 적발 시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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