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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최초로 부모의 폐 일부를 떼어내 딸에게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뇌사자에게 폐를 기증받기 위해 평균 4년씩 기다려야 했던 폐부전 환자들의 생존율은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은 말기 폐부전으로 폐 기능을 모두 잃은 오화진(20·여)씨에게 아버지 오승택(55)씨와 어머니 김해영(49)씨 폐 일부를 각각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전날(15일) 밝혔다.
오씨는 2014년 갑자기 숨이 차고 몸이 부어 병원을 찾았다가 ‘특발성 폐고혈압증’으로 진단받았다. 이 병은 이유 없이 폐동맥의 혈압이 높아져 폐동맥이 두꺼워지고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내보내기 어려워져 결국 심장기능까지 떨어뜨리는 병이다. 지난 7월 오씨는 심장이 멎는 경험까지 했다. 심장마비가 재발할 경우 생존 확률은 20%에 불과하다.
폐 이식은 뇌사자를 기다려야만 한다. 현행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생체이식이 가능한 장기는 신장, 간, 골수, 췌장, 췌도, 소장 6개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오씨 부모는 지난 8월 국민신문고에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폐 전부라도 줄 수 있는 마음입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나와 아내의 폐 일부를 딸에게 주는 생체 폐 이식을 허락해 주세요”라며 제도 개선을 바라는 청원을 올렸다.
보건복지부는 장기이식윤리위원회를 열어 수술을 허용해 생체이식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달 21일 병원은 오씨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폐 일부를 각각 딸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이날 수술에는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등에 소속된 50여명의 의료진이 동원됐다.
수술 후 오씨는 6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이달 6일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오씨는 “인공호흡기를 떼고 의식이 돌아온 날이 마침 생일이어서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쁨을 누렸다”고 전했다.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따르면 뇌사자의 폐를 기증받기 위해 폐부전 환자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평균 4년이었다. 아산병원에서는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대기환자 68명 중 32명이 사망했다. 박승일 흉부외과 교수는 “뇌사자 폐 이식을 기다리다 상태가 악화돼 사망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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