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외교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최 권한대행이 직접 블링컨 장관을 만나 최근 비상계엄 이후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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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상계엄 직후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복원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계엄 직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데다, 당시 한국이 주한미군사령관과의 별다른 소통 없이 핵심 군대를 움직인 것을 둘러싸고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불쾌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간 통화를 비롯해 골드버그 대사와의 면담을 진행하며 수습에 나섰다. 지난 27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에도 조 장관이 직접 골드버그 대사와 소통하기도 했다.
주변국과의 대면 외교도 속도를 낸다. 조 장관은 내년 1월께 한국을 방문하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대면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양국 관계를 지속 발전시킨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2025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 내년 2월 일본에서 한일중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일본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계엄과 탄핵 정국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트럼프 신(新) 행정부와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 23~27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고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하며 긴장감을 높이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외교부는 조 장관의 방미 계획 등을 조율 중이지만 정확한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 정치의 예측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 문제”라며 “자칫 한국이 적극적인 의견을 낼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