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메리츠증권, 맨파워로 승부수…일반 회사채도 강화하나

박미경 기자I 2025.01.21 17:26:49

메리츠증권, NH서 IB 인력 수혈
신디케이션 관련 조직 별도로 꾸릴 예정
자본성증권 조달 파트너…틈새 공략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메리츠증권이 ‘맨파워’를 앞세워 정통 기업금융(IB) 영토 확장에 나섰다. 증권사 커버리지 부서 간 일반 회사채(SB) 주관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사진=메리츠금융)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최근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장을 전무로 선임한 데 이어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송창하 전무를 위주로 신디케이션 관련 조직을 별도로 꾸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프라이빗에쿼티(PE)팀과 인수금융팀을 새롭게 꾸렸다. 종합금융본부에는 BNK투자증권에서 영입한 인력을 모두 배치했다. 종합금융본부장에 김미정 전무, PE팀에 우영기 상무, 인수금융팀에 김형조 상무 등이다.

메리츠증권은 DCM 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하우스는 아니다. 부동산금융, 기업 담보대출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왔다. 이번 인력 충원은 정통 IB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메리츠증권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어 해당 조직에서 근무할 경력직을 활발히 채용할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최근에 새로 오신 분들은 PE와 인수금융에 특화된 인력”이라며 “일반 DCM 업무 등은 중장기적으로 인력을 늘리고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보험사나 금융지주의 자본성증권 등을 필두로 DCM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지난해 국내채권 대표주관과 인수 업무를 맡은 채권 규모는 총 8조70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7300억원) 대비 84.1% 늘었다.

지난해 회사채 주관 업무는 2000억원에 그쳤다. KDB생명보험 후순위채 발행에서 단독 주관을 맡으면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9년부터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해상보험 등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에서 대표주관 실적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DCM시장 주관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본성증권 조달 파트너로 나서며 틈새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통상 후순위채는 만기가 길고 일반 채권보다 변제순위가 뒤로 밀려 난이도가 높은 딜로 꼽힌다. 올해도 회사채 발행이 쏟아지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K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인수단에 참여했다.

다만, DCM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 4개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의 시장점유율은 67.31%로 과반을 넘어선 상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대기업인데, 특정한 인물보다는 기존의 레코드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업무가 돌아간다”며 “메리츠증권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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