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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위원장을 ‘자의식 비대위원장’이라고 비꼬며 “마음껏 정치 행보를 하시길 바란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적었다.
한 위원장의 등장을 반기는 이들은 정권 심판론이 정권 안정론보다 높은 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측근인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이끌 경우, 총선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 신인으로서 공천 등 여당에 ‘빚’이 없는 한 위원장이 차기 총선에서 영남·중진 불출마 등을 이끌어내고 새 인물을 대거 기용할 경우, 민주당을 향한 혁신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의 행보에 철저히 대비하되, 그보다 앞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5선의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우리당에서 그의 등장을 낮게 평가하며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며 “(그는)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고 그 점에 대하여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넘겨받았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민주당이 막연히 한 비대위원장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쓸 모든 카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그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건영 의원도 이날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저들의 실수만 기대해서도 안 된다”며 “당내 다양한 세력을 멋지게 통합하는 실력을, 민생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혁신을 통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의 중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위원장을 두고서 여당 내에서는 리스크가, 외부에서는 기대감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한 위원장이 영남·중진 의원을 대폭 물갈이 하면 당 내에선 분란이 일어나도 국민 입장에선 산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도 586 퇴진이나 험지 출마 등의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며 “한동훈 비대위가 오히려 민주당 혁신을 추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으로 통합과 쇄신을 보이며 한동훈 비대위와 맞서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 비대위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는 가운데, 우선 오는 29일까지 비대위 구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