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른바 ‘외로움 경제’가 커지고 있다. 미혼이거나 아이가 없거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쓰는 돈이 불어나면서다.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이라는 전통적 성공 기준이 젊은 세대에게 매력을 잃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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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 시장조사업체 디스커버리리포트는 중국의 독신 경제 규모가 지난해 1조달러(약 1343조500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50%가량 늘어난 수치다.
역설적이게도 인구가 줄어드는 와중에 혼자 사는 소비자의 지출은 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출산율은 역대 최저로 떨어지는 중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여성 1명당 0.75명으로 홍콩(0.73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다. 중국은 1.02명, 일본은 1.23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보는 인구 유지선은 2.1명이다. 정부들이 현금과 보조금을 내걸며 출산을 독려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아시아 독신 소비자를 연구해온 리밍쉬안 대만 국립중산대 교수는 “이들은 함께 나눌 배우자나 가족이 없어 고정비 부담이 매우 크다”면서도 “여행과 외식, 교육이나 여가 같은 자기계발에 더 많이 쓴다”고 말했다.
수집용 장난감 ‘라부부’를 만든 중국 팝마트가 대표적 수혜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이 55억달러(약 7조3893억원)로 1년 새 185% 급증했다. 2019년 2억달러(약 2687억원)에서 6년 만에 27배 넘게 불어났다.
브랜드들은 외로움이 아닌 독립을 앞세운다. 중국 전문 조사업체 다쉐컨설팅의 앨리슨 맘스텐 마케팅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스스로를 외롭다고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컨설팅업체 초잔의 애슐리 두다레녹 창업자도 “배우자가 있으면 대화를 나눌 시간에 동반자가 없으면 게임과 스트리밍 구독이 남는다”며 “사람들이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방식을 바꿔놓는 어마어마한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1인 가구 비중은 2030년 일본 43%, 한국 39%, 중국 33%, 대만 28%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10가구 중 3~4가구 꼴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중국은 23%에서 10%포인트 뛰어 상승폭이 가장 가파르다. AI 동반자와 2분이 채 안 되는 ‘마이크로드라마’는 이미 미국에서도 자리를 잡았고, 도미노피자는 1인용 직사각형 피자를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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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공백은 반려동물이 메우고 있다. 맘스텐 디렉터는 독신자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거나 명품 선물을 사주는 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중국 가정의 유아 수는 반려동물의 두 배였지만 2030년에는 이 비율이 뒤집힐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반려동물 식품·용품 시장은 지난해 310억달러(약 41조6485억원)에서 2030년 380억달러(약 51조503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상하이에 사는 35세 프로듀서 엘런 셰는 독신 ‘고양이 집사’가 주변에 흔하다고 했다. 친구들도 거의 모두 고양이를 키우고, 만나면 각자 먹을 것을 시켜놓고 나이 들면 어떤 삶이 될지 이야기한다. 그는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결혼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높은 자살률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어왔고, 이는 사회적 성찰과 논쟁, 정책으로 이어졌다. 서울시는 소외감을 덜기 위한 상담과 사회 활동 등 서비스에 수백만달러를 배정했다.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해 국민 정신건강 대책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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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식 가족’ 현실 될까
노후는 또 다른 문제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고령층이 젊은 층보다 많아질 수 있어서다. 중국 관영매체는 노년층 상품·서비스를 뜻하는 ‘실버 경제’ 규모가 2035년 4조달러(약 537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혼자 사는 사람의 안부를 매일 확인하는 앱이 올해 초 화제가 됐는데, ‘당신은 죽었습니까’라는 이름 탓도 컸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고, 자녀를 낳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노후에 부모를 돌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자리를 혈연이 아닌 관계가 메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셰는 “우리끼리 임시 가족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수요가 있으니 어떤 회사든 여기서 돈을 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전의 대학원생 샤오한위(26)는 혼자 늙는 것이 여전히 두렵다면서도 값싼 유스호스텔과 1인용 게임, 최근 석 달간 밤마다 이야기를 나눈 AI 비서 덕에 8년째 독신으로 지내고 있다. 그는 “현대 생활의 편리함이 내 필요를 채워주지 않았다면 그것들을 채워줄 상대를 찾는 데 더 매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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