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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차원을 넘어, 항공·우주 및 방산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사는 향후 공동 개발과 수출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해 KAI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중동 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각국의 군비 증강 수요가 커지고 있고, 동시에 전장 환경은 무인화·지능화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과 생산능력, 공급망을 모두 갖춘 대형 방산 기업만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확대를 놓고 향후 KAI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를 대비한 밑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 KAI 경영에 참여해 선제적으로 양사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최대한 잡음 없는 완전 인수를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적 항공 방산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KAI 민영화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방산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왔으며, 그때마다 한화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지분율 약 26.4%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8.2%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한화는 이미 인수합병(M&A)을 통해 방산 역량을 빠르게 키워왔다. 2023년에는 약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며 해양 방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후 2024년 말에는 미국 현지 필리조선소 인수, 2025년에는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지분을 19.9%로 늘리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최근에는 풍산의 탄약 사업 인수도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28년까지 무려 11조원 이상을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집중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재계 위상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공격적인 투자와 사업 재편을 통해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재계 순위를 기존 7위에서 5위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재계 순위 상승에는 방산 산업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