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택배 배송실패 문자, 잘못 열었다가 '큰일'

이수빈 기자I 2025.01.16 12:00:00

금융감독원, 설명절 전후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피해 경고
유사 수신, 불법금융투자 행위도 유의 당부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1.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설 연휴 대목을 앞두고 장사 준비를 위해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졌다. A씨는 대부업체를 통해 1000만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 업체는 “단기급전 대출은 금리가 높다”며 일주일 후 160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자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금이 급해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가족·지인·직장동료의 전화번호도 제공했다. 결국 A씨가 일주일 후 1600만원을 상환하지 못하자 이 업체는 하루에도 수십번 전화해 “명절에 모인 가족들에게 전화하겠다”고 A씨를 협박했다.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
2. B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00통운 배송 실패. 주소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http://xxx.xxxx.xxx’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설 명절이라 선물 배송이 많을 때여서 의심 없이 링크를 눌렀다가 B씨 핸드폰에 악성앱이 설치됐다. 사기범들은 B씨 핸드폰의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예금 잔액을 모두 탈취하고, B씨 명의의 대출까지 실행했다.

금융감독원이 16일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 불법사금융 또는 선물 택배 배송을 사칭한 스미싱 등 금융범죄 유형별 주요 피해 사례와 주의사항,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안내했다.

먼저 금융감독원은 불법사금융업자들이 명절을 앞두고 서민들의 급전 대출이 필요한 상황을 악용해 자극적인 광고 문구로 접근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주로 단기 소액대출을 유도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는 고금리 이자를 불법 편취하거나, 대출 조건으로 가족·지인의 연락처, 또는 채무자 본인의 사진을 요구하고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지인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거나 채무자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악질적인 불법추심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급전이 필요한 경우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기 전 먼저 서민금융진흥원의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알아보고, 대부업체를 이용하기 전 정식 등록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고금리·불법추심 등 불법사금융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거래내역과 증빙자료를 확보해 경찰(112)·금감원(1332)에 반드시 신고하고 ‘채무자대리인 무료지원’ 제도 등 피해구제 방안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보이스피싱은 대표적인 금융사기로, 최근에는 택배 배송이나 신용카드 발급, 경조사 알림, 과태료 납부 등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웹주소(URL)가 포함된 가짜 문자메시지(SMS)를 보내 자금을 편취하는 등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설 연휴 기간을 전후로 택배 배송 문자 등을 사칭한 스미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싱은 스팸 문자를 통해 휴대폰에 악성앱 설치를 유도하고, 일단 설치되면 사기범은 피해자의 개인정보, 금융정보를 탈취해 피해자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자 명의로 금융앱에 접속해 예금을 이체하거나 대출까지 받아 대출금을 빼돌리는 사기 수법이다.

또 다른 사기 유형인 신용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은 다수의 사기범(카드사·금감원·검사 사칭)들이 조직적으로 팀을 이뤄 피해자에게 접근하기 때문에 사기임을 알아채기 어렵고, 특히 전 재산을 이체하도록 유도하거나 대출을 받게 해 대출금을 편취하는 등 매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문자메시지에 포함된 출처가 불분명한 인터넷주소(URL)는 절대 클릭해서는 안 되고,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신용카드가 배송 중이라는 연락을 받으면 일단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스미싱 수법으로 정보가 유출돼 본인 모르게 대출이 실행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사기범이 피해자 휴대폰을 조종해 피해자 명의의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바로 차단할 수 있으며, 금융소비자는 현재 거래 중인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본인확인 후 가입 가능하다.

금융회사나 금감원, 검찰 등은 범죄조사 등을 이유로 자금이체, 대출 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내용의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를 받는 경우 무조건 의심하고 거절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을 당한 과정에서 본인 휴대폰에 악성앱이 설치된 경우에는 사기범 통제 하에 있을 수 있으니 휴대폰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 사기범이 휴대폰을 조종하지 못하도록 하고 가까운 이동통신사 등을 찾아 휴대폰을 초기화해야 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신분증, 계좌번호 등)가 노출됐다면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개인정보 노출사실을 등록해 본인도 모르는 신규 계좌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끝으로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여건을 악용해 고수익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 수신, 불법금융투자 행위 등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편승한 가상자산 관련 투자사기, 비상장 주식 관련 자금 편취, 유명인 사칭, 불법 리딩방 등 사기 행태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SNS, 오픈채팅 등 전화번호를 식별할 수 없는 수단을 통해 연락할 경우 상대를 특정하기 어렵고 피해 구제도 쉽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금융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원금보장’,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업체들은 일단 의심하고, 금감원 및 경찰 등 전문기관에 연락해 상담할 필요가 있다.

또 주식 청약을 권유받은 경우 반드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업체명을 검색하는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며, 허가받지 않은 업체를 통한 주식거래는 피해구제가 어려우므로 모르는 전화번호로 오는 투자권유 문자메시지는 클릭 또는 답장을 절대 하지 말고 무시해야 한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민생을 침해하는 금융범죄로부터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피해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과 홍보, 사후구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