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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때리고 성폭행해 사망했는데…‘살인 무죄’ 2심서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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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6.10.08 09: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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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신경외과 전문의 의견 듣기로
1심서 살인 고의 불인정, 징역 13년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성폭행해 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 대한 2심 재판이 진행됐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이은혜)는 전날 강도살인, 유사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한 2심 첫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했을 때 곧장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 이송했으면 생존했을 확률이 어느 정도였을지’ 의학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신경외과 전문의를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키로 했다.

이에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의견을 구한 뒤 오는 12월 16일에 공판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A씨는 지난 1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연락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집에서 이틀간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A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만 적용해 구속 송치했지만 검찰은 피해자의 얼굴에서 발견한 심한 멍 자국과 과거 스토킹 피해 신고 이력을 토대로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해 그가 피해자에게 ‘벌금’ 명목으로 돈을 갈취하고 강제로 성폭행하는 등 유사강간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범행 이후 피해자가 실신하자 휴대전화로 ‘뇌출혈’, ‘동공 움직임’ 등을 검색하며 1시간가량 방치한 사실도 밝혀냈다.

대검찰청 법의학자문위원회는 피해자의 사인이 외부 충격에 의한 두부 손상이라는 감정 소견을 냈다.

이후 검찰은 A씨에게 단순 상해치사가 아닌 강도살인 및 유사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다만 A씨 측은 법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으므로 상해치사죄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지현)는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급소나 위험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 점, 피해자가 간 질환을 앓고 있어 강하지 않은 충격에도 외상성 뇌출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체질이었던 점을 근거로 언급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폭행 과정에서 흉기나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점과 뒤늦게 119에 신고하고 병원에 동행한 사정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사유라고 봤다. 피해자를 폭행하면서도 약을 발라주거나 얼음찜질해준 행동에 대해서도 살인의 고의와는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강도살인과 유사강간살인 혐의보다 한 단계 낮은 강도치사죄와 유사강간치사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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