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건보 약제비 지출 ‘껑충’…고지혈증약만 2.8조원

이지현 기자I 2025.01.16 12:00:03

60대 이상 58.1% 60대만 6.6조원
암·희귀질환 치료제 건보 확대 적용
혈압약 밀어낸 고지혈증약 지출 1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건강보험에서 26조원이 약품비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2명 중 1명 이상은 60대 이상 고령자였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약품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 급여의약품 지출현황 분석 결과 총 약품비는 26조 1966억원으로 전년(24조 154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년 전체 진료비(110조 8029억원)가 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진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3.6%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그동안 정부는 약제비 부담이 큰 암, 희귀질환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왔다. 2022년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인 킴리아주 등 22개 약제를 급여 적용했고 면역항암제 등 7개 약제에 대해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2023년에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에브리스디 등 24개 약제를 급여하고, 중증아토피치료제 등 8개 약제의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이같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 의약품 급여를 지속 확대한 결과, 암·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이 줄면서 2023년 기준, 암 및 희귀난치질환자 치료에 사용한 급여 약품비는 각각 3조 8402억원, 2조 5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와 9.7%씩 증가해 전체 약품비 증가율(8.5%)을 웃돌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 환자의 약품비가 6조 6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25.2%)을 차지했다. 그 뒤를 △70대(5조 2000억원) △50대(4조 4000억원) △80대(3조 1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약품비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였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18조원(68.9%) △상급종합병원(3조 8000억원) △종합병원(2조 2000억원) △의원(1조 1000억원) 등의 순으로 청구액이 컸다.

효능군 별로는 동맥경화용제(고지혈증치료제)가 2조 8490억원으로 건강보험 지출 규모가 제일 컸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치료제가 최근 들어 매해 지출 1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외에도 △항악성종양제(2조 7336억원) △혈압강하제(2조원) △소화성궤양용제(1조 3904억원) △당뇨병용제(1조 3667억원) 등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및 고지혈증) 치료제가 상위를 점유했다.

성분별로도 지출 상위 효능군 1위인 동맥경화용제에 해당하는 고지혈증 치료제 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가 1위(6058억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콜린 알포세레이트(뇌기능 개선제, 5630억원) △아토르바스타틴(고지혈증약, 5587억원) △클로피도그렐(항혈전제, 4179억원) △로수바스타틴(고지혈증약, 3377억원) 등이 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고가 항암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의 급여 등재와 기준 확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약품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이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장성을 높이되, 오남용 되거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의약품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면서 국민건강 증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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