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누적 수주 1조 달러 달성…반도체·車 이어 세 번째

최정희 기자I 2025.01.09 11:00:00

1965년 최초 해외 수주 이래 59년 만에 달성
사우디·UAE가 4분의 1 점유…현대건설 누적 수주액 1위
작년 수주액 371.1억달러, 2016년 이후 최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59년 만에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수출·수주 분야에서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은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해외건설이 세 번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사우디서 북미·유럽 등으로 수주처 다변화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집계 결과 371억 1000만달러를 수주해 목표액 400억달러를 하회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최대액을 달성했다.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을 보면 1965년 11월 현대건설이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 건설 수주에 첫 삽을 뜬 이후 59년 만에 1조 9억 달러를 달성,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성과는 반도체·자동차에 이어 수출·수주 분야에서 세 번째로 1조 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출처: 국토교통부
누적으로 보면 수주 국가는 중동에 집중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체 수주액의 17.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아랍에미리트(UAE)도 8.4%를 차지했다. 쿠웨이트(4.9%), 싱가포르(4/8%), 베트남(4.8%) 순으로 중동, 아시아 지역이 강세를 보였다. 최근 3년(2022~2024년)만 기준으로 보면 사우디가 24.5%로 가장 많긴 하지만 미국(16.9%), 카타르(6.4%), 인도네시아(4.8%), 헝가리(3.6%) 순으로 북미, 유럽으로 지역이 다변화됐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건설(전체의 14.5%)이 누적 수주액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삼성물산(9.2%), 삼성E&A(9.0%)가 이었다. 최근 3년만 놓고 보면 삼성E&A(17.9%), 삼성물산(17.2%), 현대ENG(15.6%) 순으로 순위 변동이 있었다.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을 수주한 사례는 UAE 원자력 발전소로 2009년 191억 3000만달러를 수주했다. 그 뒤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80억 3000만달러, 2012년), 사우디 파딜리가스 증설 프로그램(73억달러, 2024년), 쿠웨이트 클린 퓨얼 프로젝트(72억 9000만달러, 2014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68억 4000만달러, 2014년)이 이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는 1960년대~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로 토목·건축 분야를 수주해왔으나 이후 원유 수요 증가 및 우리 기업 기술발전 등에 힘입어 최근 3년간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엔지니어링 등 용역 분야 진출도 증가하고 있다.

사업유형도 단순 도급사업 중심에서 최근엔 투자개발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설립, 글로벌 플랜트 건설스마트시티(PIS) 펀드 조성 등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작년 투자개발사업은 전년 실적의 3.5배 수준인 51억 7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국토부는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꾸준히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해왔고, 그 기여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토부는 “2012년부터 건설수지 세계 1~2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2023년 기준 세계 20대 경상수지 흑자 대국 중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대비 건설수지 비중(13%)이 가장 높은 국라고 해외건설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이라고 밝혔다. 세계 20대 경제대국 중 우리나라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수지 비율이 0.24%(2023년 기준)로 가장 높다.

해외건설 대표 프로젝트 출처: 국토교통부


◇ 작년 해외건설 수주액, 3년 연속 증가

작년 해외건설 수주액만 보면 371억 1000만달러로 목표액(400억 달러)을 하회하긴 했지만 1년 전보다 11.4% 증가, 3년 연속 증가했다.

중동(비중 49.8%), 아시아(19.2%), 유럽(13.6%)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해외 수주 최대 발주처인 중동은 작년 184억 9000만달러가 수주돼 2015년 이후 최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주력 시장인 중동 수주가 다시 증가하면서 ‘제2 중동붐’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분석이다.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32.1%)가 1위를 보인 가운데 카타르(12.8%), 미국(10.1%)이 뒤를 이었다. 사우디 진출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파딜리 프로젝트(73억달러)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에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 건설 분야에서 전통적인 건설 산업 틀을 넘어 도시개발, 철도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K-도시 및 K-철도, 투자개발사업 등을 통한 해외 건설 2조 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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