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자세히보기
X

‘10만원 대리운전’이 만든 기적…양지호, 아내의 내조에 한국오픈 새 역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영로 기자I 2026.05.24 23:35:09

양지호, 코오롱 한국오픈 제패
아내의 현명한 선택으로 예선 출전 결심
예선 통과자 최초 우승·..68년 새 역사
상금 7억원에 5년 시드, 메이저 출전권까지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포기하지 말자.”

양지호는 한국오픈 예선전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았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긴 이동에 지쳐 있었다. 출전을 접을까 고민하던 순간, 아내가 먼저 움직였다. 남편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이동하며 몸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직접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용인에서 춘천까지 차를 맡겼다. 그 선택은 단순한 내조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오픈 역사를 바꾼 ‘신의 한 수’가 됐다.

양지호가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양지호가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4억원)에서 가장 극적인 우승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양지호는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해 우승했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다. 한국오픈 역사상 통산 14번째 기록이다.

우승의 과정은 기적에 가까웠다. 양지호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선수였다. 한국오픈 68년 역사에서 예선 통과자가 우승까지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한국오픈에는 1차 예선에만 500명이 참가했다. 이후 146명이 최종 예선에 올랐고, 양지호는 최종 예선 통과자 33명 중 18위로 어렵게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본 대회에서 누구보다 강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기적의 출발점에 아내의 선택이 있었다.

양지호는 우승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오픈 예선 직전 대회에서 챔피언조로 경기했다가 공동 17위로 밀려나 침울했고 몸도 너무 힘들어서 예선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아내가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줘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결국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양지호가 아내 김유정 씨와 함께 우승트로피 그리고 메이저 대회 디오픈 출전을 상징하는 메달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아내(김유정 씨)는 투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내조의 여왕’이다. 오랜 시간 남편의 캐디백을 직접 메고 투어 현장을 함께 누볐다. 2023년 일본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우승 때도 마지막 순간까지 남편 곁을 지켰다.

이번 대회에서는 임신 중이라 캐디백을 멜 수 없었다. 그러나 코스 밖에서 더 큰 역할을 했다. 남편이 포기하려는 순간, 몸 상태를 걱정해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컨디션 회복을 도왔다. 결과적으로 아내의 현명한 판단 하나가 예선 통과로 이어졌고, 그 흐름은 결국 한국오픈 우승이라는 기적으로 완성됐다.

그 결실은 엄청났다. 양지호는 우승 상금 5억원과 보너스 2억원 등 총 7억원을 받았다. 여기에 KPGA 투어 5년 시드와 아시안투어 2년 시드를 확보했고, 오는 7월 영국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단돈 10만원의 대리운전 비용을 쓰고 돈으로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큰 결실을 만들어 냈다.

양지호는 “오늘 아침에는 밥도 안 들어가고 헛구역질이 나와 바나나만 먹었다”며 “초반 연속 보기에 당황했지만 다른 선수들도 흔들리는 걸 보면서 마음을 빨리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기운이 저에게 온 것 같다”고 웃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에게 정말 고맙다”며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양지호의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포기하려던 남편을 붙잡은 아내의 현명한 선택, 그리고 끝까지 서로를 믿은 부부의 사랑이 결국 한국오픈 역사상 가장 특별한 우승 스토리를 만들었다.

양지호가 코오롱 한국오픈을 제패한 뒤 우승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