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7월27일 07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EUA) 체계를 올해 말 종료한다. 앞으로 미국 코로나19 진단 시장은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팬데믹 당시 EUA를 앞세워 미국에 진출했던 국내 진단기업 사이에서도 정식 허가 전환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체외진단기기와 개인용 호흡보호장비 등 의료기기에 대한 EUA 근거 선언을 오는 12월 26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다 정식 시판허가를 받은 검사 제품이 50개를 넘어 긴급승인 체계를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EUA 종료 전 미국에 공급된 제품은 회수하지 않고 유효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종료 이후 신규 제품을 공급하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허가를 받거나 별도의 전환정책을 적용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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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호흡기 진단시장, 콤보 키트 중심으로 재편
코로나19 진단시장 자체는 팬데믹 특수가 끝나며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독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함께 반복적으로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자리 잡으면서 진단 수요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 진단시장 규모가 2025년 126억 달러(약 18조6000억원)에서 2033년 157억 달러(약 23조2000억원)로 연평균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팬데믹 당시와 같은 폭발적인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확대된 검사 인프라와 호흡기 감염병 동시진단 수요를 기반으로 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EUA 제품을 보유했던 진단기업들도 코로나19 단일제품을 정식 허가로 단순 전환하기보다 하나의 검체로 코로나19·독감 등을 함께 검사하는 콤보제품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2021년 초 “발열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독감인지 코로나19인지 한번에 확인하길 원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단독 검사보다 호흡기 통합진단 시장으로의 전환을 전망했던 로버트 포드 애보트(Abbott)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실제 시장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EUA를 받았던 국내 기업으로는 씨젠(096530),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205470), 오상헬스케어(036220), 프리시젼바이오(335810), 엑세스바이오(950130) 등이 있다. 취재 결과 이 가운데 코로나19 또는 코로나19·독감 진단제품을 정식 허가로 전환한 곳은 프리시젼바이오와 엑세스바이오, 오상헬스케어 정도다.
프리시젼바이오 미국 자회사 나노디텍은 코로나19는 물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코로나19·독감 콤보, 인플루엔자 A·B 등 호흡기 진단제품 4종의 FDA 510(k) 허가를 확보했다. 2024년 코로나19와 RSV 제품을 시작으로 지난해 코로나19·독감 콤보, 올해 1월 인플루엔자 A·B 제품까지 허가받았다. 인플루엔자 제품은 전문검사실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클리아 면제’(CLIA Waived) 승인도 획득했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호흡기 제품군을 갖추면 지역 소규모 유통사를 통한 자체 브랜드 판매와 함께 세키스이 등 북미·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 업체에 자체상표부착생산(Private Label)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며 “판매처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중견 제약사인 팜젠사이언스(004720)가 2019년 경영권을 확보한 엑세스바이오는 미국 EUA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말라리아 진단키트 중심의 중소 진단기업이었지만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1년 매출 4억4137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051억원), 영업이익 2억2730만 달러(약 2601억원)를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외형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엑세스바이오는 이 시기 동안 항체진단과 전문가용 항원진단에 이어 자가검사 제품까지 잇달아 EUA를 확보하며 미국 내 판매 영역을 넓혔다.
EUA 종료를 앞두고 엑세스바이오는 팬데믹 특수에 의존하는 대신 정식 허가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8월 코로나19·독감 콤보 자가검사 제품의 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5월 전문가용 제품까지 허가를 확보한 것. 이에 따라 자가검사 시장뿐 아니라 긴급진료센터와 의원, 클리닉 등 전문 의료 현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전문가용 제품은 미국 의료기관과 전문 유통망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고, 자가검사 제품은 대형 소매 유통망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단독에서 코로나19·독감 콤보 제품으로 이동하는 시장 변화에 맞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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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은 정식 허가 제품 無…SD는 정식 허가 추진
EUA 종료 이후 미국 시장이 '정식 허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팬데믹 당시 시장을 장악했던 기업들의 생존 전략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엑세스바이오와 프리시젼바이오가 코로나19·독감 콤보제품의 FDA 정식 허가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가운데, SD바이오센서는 미국 자회사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존 호흡기 진단제품과 현지 인허가·유통망을 활용해 코로나19 진단제품의 공백을 채우며 자체 제품의 미국 정식 허가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씨젠은 아직 미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호흡기 진단제품이 없는 상태다.
SD바이오센서는 국내 진단기업 가운데 팬데믹 특수를 가장 크게 누린 곳이다. 팬데믹 당시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제품을 로슈 유통망을 통해 미국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 판매에 힘입어 2021년 매출 2조9300억원, 영업이익 1조387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아직 정식 허가받은 코로나19 진단제품은 없지만, 미국 자회사 메리디안이 인플루엔자와 RSV 신속진단제품의 FDA 정식 허가를 보유하고 있어 EUA 종료의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사는 현재 현장분자진단기기 ‘스탠더드 M10’의 독감·RSV·코로나19 동시진단제품과 A군 연쇄상구균 제품을 메리디안 브랜드로 전환해 FDA 정식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이번 EUA 종료는 미국 시장이 FDA 정식 허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이라며 “메리디안의 인허가 역량과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신속진단제품과 현장분자진단 제품군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씨젠은 현재 미국에서 정식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코로나19·독감·RSV 진단제품이 없다. 씨젠은 미국법인 씨젠USA와 기술공유사업을 통해 현지 개발 기반을 강화하고 있지만, 개별 호흡기 제품의 인허가 추진 여부와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장 EUA 종료 이후 판매를 이어갈 제품이 확인되지 않는 만큼 미국 시장 재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씨젠 관계자는 호흡기 진단키트 미국 시장 전략을 묻는 질문에 “미국을 글로벌 핵심 시장 중 하나로 보고 있어 현지 수요와 규제 환경에 맞춘 제품 개발 및 인허가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씨젠USA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필요한 진단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호흡기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성 질환 분야에서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