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가 롱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SUV 시장의 성장과 관련이 깊다. 국내 SUV 시장은 2013년 29만4천대에서 2014년 33만7천대, 2015년 45만2천대, 2016년 45만5천대, 2017년 45만5천대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1~9월까지 49만8천대로 50만대에 육박한다. SUV 시장이 커지면서 이 혜택을 제대로 본 차급이 티볼리가 속한 소형 SUV다.
티볼리가 출시 됐을 때만 해도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르노삼성 QM3와 쉐보레 트랙스 두 차종이 양분하고 있었다. 티볼리가 출시되기 바로 직전해인 2014년에는 소형 SUV는 4만여대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티볼리는 2015년 출시하자마자 SUV 시장의 판도를 뒤엎었다. 쌍용차가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 내놓은 신차 티볼리가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것이다. 출시 첫해 트랙스와 QM3의 판매량을 합한 것보다 많은 4만5021대가 판매됐다. 이후 2016년 5만6935대, 2017년 5만5280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코나, 기아차는 스토닉을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의 선택지를 넓혔다. 그럼에도 티볼리 판매량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소형 SUV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관련이 깊다.
SUV 시장에서 가장 주도적인 차급은 중형 SUV다. 이 시장은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라는 절대적인 양강 체제 속에 르노삼성 QM6, 쉐보레 이쿼녹스 등이 도전하고 있다. 중형 SUV 다음으로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차급이 소형 SUV다. 소형 SUV는 한동안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같은 준준형 SUV나 현대 베라크루즈, 기아 모하비 같은 대형 SUV 등에 밀렸지만 티볼리가 출시된 2015년을 기점으로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소형 SUV는 2014년 4만대 수준에서 2015년 8만6천대, 2016년 10만7천대, 2017년 14만3천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반면 준중형 SUV 시장은 2015년 12만6천대를 정점으로 2016년 11만6천대, 2017년 9만5천대로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콤팩트한 차체 크기는 여성과 초보 운전자들이 운전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준중형 세단에 비해 높은 차체가 넓은 시야를 확보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경쟁 차종에 비해 낮게 책정된 가격이 소비자의 부담을 덜었다는 의견이 많다. 티볼리는 1657만원부터 시작한다. 경쟁 차종인 코나가 186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해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완벽할 것 같은 티볼리에도 아쉬운 점은 여럿 있다. 조립품질이나 각종 스위치의 조잡함, 운동 성능은 개선해 나갈 점이 많다. 특히 주행 성능에 관해서는 자동차 전문가들이 혹평을 마다하지 않는다. 콤팩트 SUV라면 마땅히 경쾌하고 스포티한 차체의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티볼리는 헐렁한 하체 세팅으로 스포티함은 떨어진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 주행용보다는 시내 주행에 더 적합하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티볼리는 '여성이 사랑하는 차'라는 강점이 더 부각된다. 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파워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