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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 속 하방 위험…채권 역할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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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6.07.27 1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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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라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애널리스트 인터뷰
시장, 긴축 가능성은 반영했지만 경기 하방 위험은 외면
한국 국채는 선진시장 자산…WGBI 편입이 수급 안정판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채권의 역할을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과거 저금리 시기 채권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방어 자산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연 5~6% 수준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을 완충할 수 있는 자산으로 위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캐롤 라이 채권운용 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채권은 더 이상 저수익 자산이 아니다"라며 "누구도 주식시장의 거품이 언제 꺼질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장기 투자자라면 채권을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 자산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캐롤 라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애널리스트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주식보다 채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진=프랭클린템플턴 제공)
캐롤 라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애널리스트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주식보다 채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사진=프랭클린템플턴 제공)




주식시장 낙관론 속 가려진 경기 하방 위험…채권 눈여겨 봐야

라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거시경제와 채권시장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그는 싱가포르통화청(MAS)에서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뒤 지난 2008년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전문운용사인 브랜디와인글로벌에 채권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합류했다. 최근 브랜디와인글로벌 채권운용 조직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운용 부문으로 재편되면서 현재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아시아 지역의 거시경제 분석과 채권 투자전략 수립을 맡고 있다.

라이 매니저는 현재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우선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와 추가 긴축 가능성은 상당 부분 반영했지만,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지거나 위험자산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은 충분히 가격에 담지 않았다고 봤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 같은 낙관론이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AI를 둘러싼 기대가 매우 강하지만 이 같은 열기가 영원히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며 "시장은 하방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상황"고 말했다.

물가 역시 변수로 꼽았다. 공급 충격으로 오른 가격이 안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임금과 서비스 물가로 번지는 2차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급 충격 이후 가격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 임금과 서비스 가격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시장에 대한 진단은 달랐다. 그는 고금리 지속 전망이 이미 채권금리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경기 지표가 둔화하면 금리가 하락해 채권 가격이 오를 수 있고, 현재 금리 수준에서는 이자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라이 매니저는 "주식시장이 계속 오를 때는 채권의 필요성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누구도 시장의 거품이 언제 꺼질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장기 투자자는 채권을 분산투자 자산으로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이전 저금리 시기에는 채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채권은 더 이상 저수익 자산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 갈라진 아시아 채권…"한국, 선진시장에 가까워"

아시아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미국 금리와 달러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국가별 흐름은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의 성장률과 물가, 재정 여건이 서로 달라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채권시장이 자국 경기와 부양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봤다. 일본은 초저금리에서 벗어나 금리가 오르는 흐름이 이어지는 반면, 한국과 대만은 글로벌 금리 움직임과 비교적 밀접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물가와 재정·경상수지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한국 국채가 글로벌 투자자에게 신흥국의 고위험 자산이 아니라 안정성과 유동성을 갖춘 선진국 채권에 가깝게 평가될 수 있다고 봤다. 경제 규모와 금융시장 인프라, 거래 유동성이 충분해 시장 불안기에도 신흥국 채권처럼 급격한 자금 이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이다. 라이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신흥시장과 선진시장 사이에 있지만 실제로는 선진시장 쪽에 훨씬 가깝다"며 "경제 규모와 금융시장 수준, 유동성을 고려하면 신흥국으로 분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 국채와 원화채권에 투자하면서도 유동성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채권시장에서 유동성 때문에 거래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은 이 같은 시장 기반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경기 둔화기에도 한국 국채의 수급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이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채권지수에 편입되면 경기 사이클이 둔화할 때도 일정한 자금이 한국 국채로 들어올 수 있다"며 "이는 유동성과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채의 투자 여건이 개선되는 만큼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채권의 역할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주식과 채권의 명목수익률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변동성과 손실 위험을 감안한 위험조정수익률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수익률 자체보다 그 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라며 "지금의 채권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의미 있는 이자수익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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