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3년여 만에 분기 적자 전환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북미 고객사 물량 감소에 따라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어들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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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는 이를 감안해도 손실이 났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AMPC 금액은 3773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업손실 규모는 6028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GM 수요가 둔화했다. 유럽 시장은 지난해 1~11월 전기차 인도량이 0.8% 역성장하는 등 캐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매출액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4.1%, 73.4% 감소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화한 전기차 한파가 길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에 고삐를 죄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부터 위기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전사적 비용 절감과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 및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함께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 사업 부문의 추가 수주를 통한 매출 확대, 46시리즈와 리튬인산철(LFP), 각형 등 새 폼팩터 채용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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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은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다. 삼성SDI(006400), SK온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한파가 지속하는 데다, 중국산 전기차 선방에 따른 중국산 배터리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 CATL과 비야디(BYD)는 두자릿수대 배터리 사용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국내 3사 합산 점유율은 20%대 아래로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4조854억원, 57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9%, 83.2%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 배터리 사업부문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0%로 책정했다. 지난해 3분기 창사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던 SK온은 다시 적자 전환할 게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주요 고객사 판매 부진 등의 여파다. SK온은 지난해 7월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올해 역시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IRA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전기차 가격 상승이 다시 수요 침체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업황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