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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메탈 "폭스바겐 獨공장 인수해 군용장비 생산할수도"

방성훈 기자I 2025.03.13 10:55:15

라인메탈 CEO "오스나브뤼크 공장 군수 생산에 적합"
''경영난'' 폭스바겐 방산 진출 가능성 시사 하루만
EU·獨 방위지출 확대 계기 사업다각화 등 기회 모색
외신 "폭스바겐 위기 탈출, 獨경제 부활에 도움 될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폭스바겐이 가동 중단을 예고한 공장들 가운데 한 곳을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역시 방위산업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방위 역량 강화를 기회로 삼아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르민 파페르거 라인메탈 최고경영자(CEO).(사진=AFP)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페르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라인메탈은 자체 자동차 공장을 더 많이 재활용할 수 있지만, 적절한 조건이 갖춰진다면 자동차 제조업체의 부지를 매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폭스바겐의 오스나브뤼크(Osnabruck) 공장이 군수 생산으로 전환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메탈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한 곳으로, 지난달 24일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 증가에 대응해 자체 자동차 공장 2곳을 군용 장비를 만드는 용도로 전환한다고 밝힌 상태다.

파르페거 CEO는 만트럭버스와의 합작 투자와 관련해 폭스바겐과 지속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새로 건설하는 것이 이미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짚었다. 만트럭버스는 폭스바겐이 라인메탈과 합작 투자한 상용차 자회사다.

파페르거 CEO의 이날 발언은 폭스바겐의 올리버 블루메 CEO가 전날 군용 차량 생산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블루베 CEO는 전날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폭스바겐이 군용 장비 생산에 열려 있는지 묻는 질문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앞으로 군용 차량 (생산) 옵션이 있다면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과거에도 그렇게 했다. 폭스바겐은 자동차 생산 역량이 있다. 자동차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고 조언도 제공할 수 있다. 다른 제조업체에 군용 차량 개발 및 생산과 관련해 컨설팅과 조언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 현재 모든 것(옵션)에 완전히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유럽 내 생산 능력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유럽 내 차량 판매가 둔화해 경영난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독일 내 공장 10곳 중 최대 3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으나, 노동조합의 반발로 2027년까지 생산은 중단하되 폐쇄 대신 매각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파페르거 CEO가 언급한 오스나브뤼크 공장 역시 가동 중단을 예고했던 대상 중 한 곳이다. 블루메 CEO는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라인메탈의 오스나브뤼크 공장 인수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는 없었지만 잠재적인 옵션이 있을 여지는 충분하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재확인했다.

외신들은 폭스바겐이 방산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 자동차 시장에서 입은 손실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이터는 “2년 연속 위축된 유럽 최대 경제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변화의 첫 번째 신호”라고 평가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한편 파르페거 CEO는 이날 EU의 ‘재무장 계획’ 및 독일 정부의 부양책에 따라 올해 라인메탈의 매출이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며, 3억 5000만유로 이상을 라인메탈 주주들에게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기대보다 높은 배당 계획에 이날 라이메탈의 주가는 7% 이상 급등했다.

앞서 EU는 유럽의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구축하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촉진하기 위해 최소 8000억유로의 자금을 동원하는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독일 정부는 헌법에 규정된 국방비 차입 한도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더라도 재정준칙에서 예외로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국채 발행을 통한 무제한 차입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라인메탈은 이날 지난해 매출 98억유로 가운데 약 30%가 독일 군대에서 발생했다면서, 독일 정부의 국방비 무제한 차입이 가능해지면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인메탈의 지난해 운영 수익은 61% 급증한 15억유로를 기록했으며, 방산 부문의 운영 마진은 1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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