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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표는 “젓갈은 일정한 온도에서 숙성·발효해야 깊은 맛과 향이 난다”며 “토굴은 연중 12~15℃를 유지해 젓갈 숙성과 발표에 최적화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토굴 숙성의 가장 큰 이유는 전통을 이어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남편인 김정배 대표와 함께 4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대표는 아산시 전통식품 명인 1호, 김 대표는 대한민국 수산식품 명인 5호로 지정된 인물이다. 국내 최초의 부부 명인이 장인정신으로 젓갈의 전통을 잇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통 방식만 고집하지 않는다. 토굴 숙성 방식의 젓갈 제조법을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식단, 젊은이의 입맛에 맞게 제품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저염식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백명란이다.
고 대표는 “과거에는 명란에 빨간 색소를 입혀 검붉은 핏줄을 감췄지만 요즘엔 백명란이 대세”라며 “굴다리식품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색소, 무방부제인 백명란을 선보였다”고 내세웠다. 이어 “현재 아들도 개발에 참여해 젊은 시각을 바탕으로 명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젓갈 분야에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국가표준(KS) 인증을 받은 것도 굴다리식품이 최초다. 원물 세척 후 1차 검수, 자외선(UV) 살균, 금속 검출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제품을 출고한다. 특히 젓갈은 자동화 공정을 도입할 수 없는 분야라 더욱 위생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 대표는 “스티커 부착 등 제품을 포장하는 과정에는 일부 자동화 공정을 도입했지만 젓갈 제조는 기계가 할 수 없다. 기계를 사용하면 수산 원물이 다 부서지기 때문”이라며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하는 일이기에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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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대표는 “한때 저가의 수입산 젓갈이 쏟아져 들어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천일염 사용과 토굴 숙성 등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젓갈을 소비자들도 알아봐 주면서 역으로 해외 수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높은 품질의 젓갈 제조와 신제품 개발로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