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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지방', 돈은 서울이 '싹쓸이'…지방소멸 부추기는 관광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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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기자I 2026.05.20 10:05:18

[2026 지방선거 앞두고 정책 변화 바람]
문화연대, 2026 지선 문화정책 제안서 발표
지방 정부 관광정책, 대자본 의존 방식 심화
단순 방문객 중심 지표 관리에 치우쳐
관광객 유치에 올인해도 지역 성장 지지부진
지역 간 양적 경쟁에 ‘역외유출’ 심화돼
지역은 젠트리피케이션 등 비용만 부담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관광 정책의 패러다임을 ‘방문객 유치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지역 경제 순환 구조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대형 인프라 확충 및 일회성 축제에 집중했던 지자체 관광 사업이 오히려 지역 주민의 정주 여건을 해치고 지방 소멸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시민사회단체 문화연대가 최근 발표한 ‘2026 지방선거 문화정책 제안서’에 따르면, 현행 지방정부의 관광 정책은 외지 대자본에 의존하는 개발 방식과 단순 방문객 수 중심의 지표 관리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함안 낙화놀이
‘성장 패러독스’ 갇힌 지방…규제론 vs 투자 위축

지방정부가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 지역 밀착형 성장은 지지부진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관광동향분석 및 학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관광단지에서 발생하는 관광 소득의 역외 유출 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의 경우 도외에 본사를 둔 대형 면세점, 특급호텔, 대기업 계열사 등으로 관광 영업이익의 50~60% 이상이 유출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고 있다. 관광객이 소비한 금액이 지역 골목상권으로 고스란히 순환되지 않고 서울 본사로 바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결국 지방 주민들은 교통체증, 오폐수 처리, 임대료 급등(젠트리피케이션) 등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에 따른 유무형 비용만 부담하고 실질적인 경제적 수혜로부터는 소외되는 ‘성장의 패러독스’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단순 방문객 수 지표를 ‘지역 내 정주 환경 개선 효과’와 ‘지역 소득 유지율’ 등 질적 지표로 전환하고, 소음과 교통 등 정주 피해 실태를 정기 조사해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소득 유출 방지 및 규제책이 시장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제안서에 담긴 ‘지역 수용한계 설정’이나 강제적인 ‘관광 수익 환원제’, ‘관광영향평가’ 등은 지자체의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져 외지 기업의 투자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혜진 경기대 교수는 “강제적인 환원 기금 마련이나 출입 제한 조치는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고 장기적으로 지역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며 “관광벤처나 지역 상생 기업 등에 자율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해 자발적 상생 협약을 이끌어내는 시장 친화적인 우회 정책이 실효성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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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기초 ‘2트랙’ 협업…로컬 생태계가 활로

선거 국면에서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는 해결책은 행정 주체별 ‘이원화(2트랙) 분담론’이다. 시·도가 주민 정주환경 보호 조항을 담은 ‘지속가능한 관광 조례’를 제정하고, 인프라가 취약한 기초지자체를 위해 ‘지속가능 관광 광역 컨설팅 체계’와 ‘배리어프리 관광 통합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면, 기초지자체(시·군·구)는 실제 현장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분배하는 식이다. 기초정부의 세부 과제로는 주민·상인이 주도하는 ‘상설 거버넌스’ 구축, 정주환경 보호 기준 구체화, 관광 수익의 ‘지역 복지 연계 환원제’ 마련 등이 제시됐다.

궁극적인 지역 소멸의 돌파구로는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및 ‘관광향유권’ 확대가 꼽힌다. 제안서는 창업과 사업화 단계를 연차별로 지원하는 패키지 체계를 갖추는 한편, 이들이 생산한 로컬 콘텐츠를 통합 인증하고 홍보·유통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골목투어, 로컬푸드 투어 등 주민 밀착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유휴 공간 리모델링 사업으로 이어지며, ‘문화로 돌봄 PD’ 등 지역 예술인 일자리 모델과 횡적으로 긴밀하게 융합된다.

여기에 고령자, 장애인, 다문화 가구 등의 실질적인 여행 여건 보장을 위해 저소득층 대상 관광 바우처의 예산 규모와 사용처를 대폭 현실화해야 한다는 정책도 더해졌다. 편의시설에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의무화하는 하드웨어 정비뿐 아니라, 현장 종사자들의 다문화 감수성 교육과 ‘차별 없는 관광 서비스 가이드라인’ 보급 등 소프트웨어적 인프라 확충 역시 지방정부의 필수 책무로 제시됐다. 문화연대 관계자는 “이번 2026년 지방선거는 관광을 단순 산업이 아닌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자생적 일자리를 만드는 거시적 지역 활성화 정책으로 재정의하는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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