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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개최한 ‘새벽배송 토론회’에서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새벽배송 노동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11~18일 택배 노동자 102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택배 노동자 10명 중 8명 이상은 새벽에 일하고 있었다. 83.4%가 밤 9시~새벽 1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하고, 81.2%는 오전 5~8시에 업무를 마친다고 답했다. 68%는 주 5일 이상 일하고, 31.4%는 주 6일 근무한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배송 건수는 77건이었다.
새벽배송을 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새벽노동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다. 이들 노동자의 월소득 중 평균 74.4%가 새벽배송으로 얻는 소득이었다. 새벽배송 소득이 월소득의 전부라고 답한 사람도 52%에 달했다. 새벽배송 소득은 월평균 273만원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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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못하는 이유는 ‘물량’이라고 답한 비율이 38.79%로 가장 높았고, ‘시간 압박’(27.72%)이 뒤를 이었다. ‘쉴 장소가 없음’이라고 답한 비율(24.88%)을 웃도는 수치다. 쉴 장소가 없기도 하지만, 있더라도 물량을 채워야 하는 탓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환경 탓에 택배 노동자 58%는 최근 한 달 동안 건강 이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산재가 발생했을 땐 35.36%가 본인이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부담한 비율은 6.56%에 그쳤다.
산재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53.18%)뿐이었고, 고용보험(51.91%)과 산재보험(47.7%)에 가입한 노동자 역시 절반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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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고용부 감독 결과와 달리 새벽배송 노동자들의 업무 자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택배 노동자 83.8%는 태블릿,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장치에 의해 ‘업무 속도’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79.9%는 이러한 전자 장치로 배달 경로나 순서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새벽 배송 시 점수나 별점을 유지하지 않으면 일감이 취소되는 등 일이 중지될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75.4%였다.
또 작업 순서를 바꿀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63.96%)이 있다는 응답(36.04%)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작업 내용을 바꿀 수 없다는 응답(74.34%)도 있다는 답변(25.66%)의 3배가량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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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 응답한 택배 노동자의 69.25%는 쿠팡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마켓컬리(23.02%)와 SSG(5.78%)가 뒤를 이었다. 하루 평균 배송 건수는 77건이었다. 평균 나이는 36세였고 남성이 84.6%, 여성 1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