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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용사' 피로 지킨 바다…천안함 15주기 '대적필승' 전투의지 다져

김관용 기자I 2025.03.26 12:00:01

해군 2함대사령부 '대전함' 편승, 훈련 현장 동행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함대 기동훈련
"서해수호 55용사의 필승의 전투의지 계승할 것"
서해상 실사격으로 압도적인 군사대비태세 현시

[평택(경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사격 15초전…5, 4, 3, 2, 1, 쏘기시작”

함교에 위치한 조타사의 구령과 함께 ‘대전함’이 기적을 울리며 함포를 쐈다. 구경 127㎜ 짜리 함포 5발이 발사될 때마다 함교 방탄유리가 흔들렸다. 사격으로 인한 충격이 몸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해상 기동과 실사격 훈련을 진행하는 대전함 승조원들의 바쁜 움직임 속에서 영해 수호의 결연한 의지가 읽혔다.

25일 서해상에서 진행된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해역 해상기동훈련에서 취재진이 편승한 2함대 호위함 대전함이 함포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해군은 오는 28일 제10회 서해수호의 날을 계기로 전 해역에서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다. 25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훈련 첫날 취재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의 첨병인 대전함에 편승해 우리 해군의 실전적 훈련 현장을 함께 했다.

◇서해수호의 날, 1·2·3함대 해상기동훈련

서해수호의 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전, 제2연평해전에서 적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우리 군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한 날이다. 정부는 계속되는 북한 도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민들의 안보 의지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지난 2016년 서해수호의 날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했다. 우리 군의 희생이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로 정하고 있다.

25일 오전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출항한 대전함은 섬과 민간 선박들로 인한 좁은 수로를 안전하게 운항하기 위해 비교적 느린 12~13노트(knot·약 22~24㎞) 속도로 기동했다. 출항 5시간여 만에 도착한 서해 중부 훈련 해상에선 함께 실사격 훈련을 하기 위해 호위함 충남함·서울함·인천함·충북함,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홍시욱함이 뒤따르고 있었다.

25일 해상기동훈련 취재를 위해 찾은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에는 북한 잠수함 어뢰의 수중폭발로 버블제트가 분출돼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가 전시돼 있었다. (사진=김관용 기자)
이들 함정은 일제히 흰 연기를 내뿜으며 함포 사격을 진행하면서 북한의 해상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능력을 과시했다. 1.5m 높이의 파도와 싸우며 10노트 이상의 속력에서도 자동화 된 함포는 정교하게 목표수역으로 날아갔다. 함정들은 대함 실사격 훈련 뿐만 아니라 대잠수함·대공중 사격 등 적 도발 유형별 훈련을 이어갔다.

대전함장 박희원 중령은 “해군은 서해수호 55용사가 보여줬던 필승의 정신을 가슴 속에 새기고 적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강력하게 응징해 우리 바다를 철통같이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천안함 사태 계기 적 잠수함 대응 능력↑

대전함은 천안함 피격을 계기로 1500톤(t)급 구형 호위함과 1000t급 초계함을 대체하기 위해 전력화 된 3100t 규모 대구급 신형 호위함(울산급 Batch-II)이다. 해역함대 주력 호위함으로 활약하고 있는 대전함 역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설계·건조하는 등 국내 기술력이 집약된 함정이다. 한화시스템의 전투체계와 적외선 탐지·추적 장치, LIG넥스원의 대공레이더, STX의 사격통제레이더 등이 탑재돼 있다.

무장 역시 대부분 국산이다.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를 통해 ‘해궁’ 함대공 미사일과 ‘홍상어’ 장거리 대잠 어뢰, ‘해룡’ 전술함대지유도탄을 운용한다. 특히 해룡 운용으로 적 육상시설을 함정에서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돼 해역함대의 작전 능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함은 국산 ‘해성’ 대함유도탄과 ‘청상어’ 어뢰도 탑재한다.

25일 서해상에서 진행된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해역 해상기동훈련에서 2함대 호위함과 유도탄고속함이 대함 일제사격을 하고 있다. 앞에서부터 호위함 충남함(FFG-III·3600톤), 서울함(FFG-II·3100톤), 인천함·충북함(FFG-I·2500톤),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홍시욱함(PKG·450톤) (사진=해군)
대전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함정이라는 점이다. 저속에선 전기모터로, 고속기동에선 가스터빈으로 운용된다. 기존 디젤 엔진 대비 엔진 소음이 크게 감소했다. 저소음으로 인해 대잠수함 작전 시 음파탐지기(소나)의 탐지 능력이 향상됐고, 반대로 적 잠수함에 피탐될 확률은 줄었다. 실제로 이날 대전함에선 옛 함정들 특유의 기름 냄새와 소음은 없었다. 전기모터로 기동하다 협수로 이탈 이후 가스터빈으로 전환했는데, 진동이나 소음이 전기모터 때와 체감상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숙성을 자랑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1·2·3함대 30여척의 함정들은 이날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 당시 전투 시간이었던 오전 10시25분에 동시 대함 사격을 실시했다. 또 이날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 당시 시간이었던 오후 9시22분에 맞춰 전 함정이 가상의 적 잠수함을 향해 실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통해 결연한 영해수호 의지를 다졌다.

25일 서해상에서 진행된 제10회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해역 해상기동훈련에서 2함대 호위함 대전함 장병들이 전투지휘실에서 적 경비함 및 잠수함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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