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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 흔치 않은데"…반도체주 수십개 와르르 '패닉'

이소현 기자I 2025.04.17 12:48:17

관세전쟁 중심에 美·中 AI 패권 경쟁…'패닉' 반도체주
엔비디아에 AMD·인텔까지 대중 수출 규제
美 반도체주 일제히 하락…업종 전반 타격
美 의회, 中 수출 제한 고성능 칩 사용 조사
中딥시크 때리기…"엔비디아도 함께 겨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되면서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전반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를 시작으로 경쟁사인 AMD와 경영난에 처한 인텔까지 중국으로 AI칩 수출길을 더욱 좁혔다. 미·중 양국이 한치의 양보 없는 관세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AI 기술 패권 경쟁이 중심에 서게 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과 중국 국기 사이에 엔비디아, AMD, 인텔 로고가 보인다.(사진=그록3 이미지 생성)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날 저사양 AI칩 ‘H20’이 새로운 중국 수출 허가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밝히면서 1분기(2~4월)에 55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손실 발생을 예고해 하루 만에 주가가 6.9% 하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1% 빠졌다.

엔비디아는 처음으로 미 하원의 조사도 받게 됐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미 하원 중국공산당 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위원회는 엔비디아에 2020년 이후 11개 아시아 국가에 500개 이상의 AI 칩을 구매한 고객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비용·고효율을 앞세워 업계 파장을 일으킨 중국 딥시크의 AI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을 고의로 제공했는지 그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평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보고서엔 딥시크가 6만개의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는데 그중 2만개는 미 정부의 수출 제한 품목에 해당하는 칩이라고 지적했다. 존 물레나르(공화·미시간) 위원장은 “딥시크의 칩 활용은 심각한 국가안보 실패”라며 “미국 기업이 적대적 정권의 AI 기술 확장에 기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최대 경쟁업체로 꼽히는 AMD도 중국에 저사양 AI칩 MI308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날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8억 달러(약 1조1000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AMD의 주가는 전날 대비 7.4% 급락했다.

또 인텔 역시 미국 당국으로부터 자사의 AI가속기인 가우디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FT가 전했다. 인텔 주가 역시 이날 3.1% 하락했다.

이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 하락, 연초 대비 누적 하락률이 24%를 넘기며 반도체 업종 전반에 타격이 확산했다. 지수에 포함된 30개 전 종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FT는 전했다.

또 반도체 규제에 반도체 장비 업체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있다며, ASML은 다음 분기의 재무 전망 범위를 더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날 ASML은 실적발표에서 신규 수주는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약 39억 유로에 그쳐 시장 예측치인 약 61억 유로보다 맞았다고 밝혔다. ASML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이날 7.1% 하락했다.

기술주는 올해 초 2년여 만에 랠리를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AI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며 기술주가 중심이 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기술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면서 관련 반도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미클럽 연설에서 “현재 진행 중인 관세 조치가 물가와 고용 목표 모두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풋’에 대한 가능성도 일축해 투자 심리를 악화시켜 기술주 하락세에 추가적인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 하락, S&P 500은 2.2% 하락하며 동반 급락했다.

토모 키노시타 인베스코 자산운용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에 대한 규제 강화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전자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정책이기도 하며, 그런 의미에서 영구적인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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