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 미국 사업 매각 시한 또 연장…벌써 3번째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요구한 틱톡 미국 사업 매각 시한을 세 번째로 연장했다. 이번 조치로 틱톡은 앞으로 90일간 미국 내에서 계속 운영될 수 있게 되며 매각 협상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미국 국기와 중국 국기 배경 앞에 있는 아이폰 화면에 틱톡의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 로고가 표시돼 있다.(사진=AFP)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연장은 거래가 마무리돼 미국 국민이 데이터 보안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틱톡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 이후 세 번째로 틱톡 매각 시한을 연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6월 19일이었던 마감 시한이 9월 중순으로 또다시 미뤄질 예정이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작년 4월 미국 연방의회는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초당파적인 공감대 속에 이른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틱톡의 미국 사업은 올해 1월 19일까지 매각해야했으나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측은 기업 가치와 알고리즘 통제권 문제를 들어 매각에 난색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매각 시한을 75일간 연장했으며, 지난 4월에도 1차 연장 시한 만료가 다가오자 시한을 75일간 추가로 연장했다. 이번 90일 연장은 대통령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경우 단 한 차례만 허용할 수 있다는 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날 이른 시간대에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에서 미국 워싱턴DC로 돌아오면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틱톡 매각 시한을 “아마도” 또다시 연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매각 거래를 “결국은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첨단 기술과 희귀광물 수출 제한을 둘러싼 통상 마찰이 틱톡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제네바에서 관세 완화를 약속했지만, 상호 위반 주장과 갈등 고조 속에 이달 런던 회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를 위한 주요 후보로는 오라클, 블랙스톤, 안드리센 호로위츠(A16Z) 등으로 구성된 투자 컨소시엄이 꼽히고 있다. 이들은 바이트댄스에서 미국 사업을 분리해 신설 법인을 설립한 뒤 새 투자자가 50%, 기존 미국 투자자가 30%를 보유하고, 바이트댄스는 지분 20% 이하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은 소수 지분을 갖고 사용자 데이터 보안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틱톡 알고리즘은 여전히 중국이 통제하게 되며, 이는 미국 안보법의 소프트웨어 중국 통제 금지 조항과 상충 될 수 있어 미 의회의 강경파 반발도 예상된다.

실제 지난 4월 초 오라클 주도의 거래가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고율 관세를 전격 단행한 직후 중국 측이 승인을 보류하면서 협상이 멈춰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