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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 시행이 현실화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새벽 발표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가 시장과 전문가들 대다수의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자, 이른 아침부터 경제·금융 수장들은 상황 점검과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10%를 기본으로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일본 24%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 △태국(36%)등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7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오전 8시 15분쯤부터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 현안간담회(F4회의)가 열렸다.
이 총재는 이날 가장 먼저 F4 회의 장소인 은행회관에 도착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한은의 기본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냐’, ‘중국이 보복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모두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회의가 끝난 후 회의실을 나서는 최상목 부총리와 이창용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표정은 모두 굳어 있었다. 최 부총리는 ‘개별 협상에 나설 것이냐’,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도 입을 꾹 다문 채 빠른 속도로 회의 장소를 벗어났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올해 우리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지금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발간한 리포트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를 “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평가하면서,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최근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9%로 내렸으며,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