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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헌재 선고 지연은 물리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헌재는 지난 24일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한데다 27일에는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등에 대한 헌재의 정기 선고가 예정돼 있다.
통상 헌재가 일주일에 세 차례나 선고일을 잡은 적이 없고, 연이틀 선고를 한 적도 1995년 이후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에서 다음 주로 선고가 밀릴 것이란 분석이다. 현직 대통령 사건이란 특수성이나 중요도를 감안해도 따로 기일을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질적으론 헌재 내부에서 아직 주요 쟁점에 대해 치열한 법리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 총리 탄핵심판 사례를 보면 윤 대통령 사건보다 훨씬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됐지만, 재판관 만장일치가 아닌 기각 5, 인용 1, 각하 2 의견을 보였다. 세부 사안별로도 헌재 재판관 3인 임명보류 건(조한창·정계선·마은혁)과 국회 탄핵소추 의결정족수 등에 대해선 재판관 성향별로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과 연관돼 있는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 내란죄 철회, 수사기록 증거 채택 등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진 않았다. 전날 40쪽에 달하는 결정문에서도 내란행위에 대한 판단 부분은 한 총리가 사전에 비상계엄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등의 행위는 없었다는 판단이 단 1쪽 분량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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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사인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한 총리 사건에서 쟁점사항을 감췄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결정문을 보면 비상계엄 공모·묵인·방조는 부분은 사전에 알지 못했고, 알고 난 이후에도 이를 만류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내란 행위인지 또는 합법·위헌 여부를 따지는데 필요치 않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어 “한 총리 사건과 같은 간단한 내용도 내부 의견 대립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 사건은 내란죄 삭제 등 절차적인 문제, 증인들의 진술 번복 등 실질적인 증거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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