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8시 20분. 이른 아침인데도 소공동주민센터 앞 70m에 달하는 대기줄에 오규민(45)씨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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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밀집 지역인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장에는 오전 8시 20분에 200여명의 유권자가 몰렸다. 선거사무원이 “투표까지 40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안내하자 5~7명의 유권자가 줄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출근 시간을 넘긴 오전 9시 30분에도 유권자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대기 시간은 35분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160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오랜 시간 기다림에도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겠다며 기다림을 감내했다. 한 직장인 무리는 “오전 반차를 쓰고 투표하고 갈까” 라며 속닥거리기도 했고, 직장 휴게시간을 이용해서 투표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 한 20대 여성이 수험서를 보면서 대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상태(89)씨는 “지병이 있어 이번이 마지막 투표라고 생각하고 찾아왔다”면서 “정부 수장이 공석이라서 안정화돼야 할 텐데, 모쪼록 새 대통령이 취임해서 나라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무사 시험준비생인 최모(25)씨도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오늘 꼭 투표하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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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조모(20)씨는 “원래 어제 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점심에 오니까 사람이 너무 많아 오늘 하러 왔다. 학교 가는 김에 오늘 조금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몰리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공약에 대한 바람이 곳곳에서 나왔다. 인근 대학교 학회를 방문하는 김한솔(31)씨는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투표하고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나라를 잘 이끌 수 있는 대통령을 뽑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통령은 부동산 물가를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첫 투표를 한 이모(19)씨는 “대학생들을 위한 공약이 많았으면 좋겠다. 학비도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보니, 지원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사전투표율은 누적 28.5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대선(28.74%)보다 0.15%포인트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