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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영권 분쟁 고려아연의 美 진출...그래도 득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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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5.12.17 09:52:21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제련소를 짓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15일 “미 국방부(전쟁부) 및 상무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 테네시주 클락스에 65만㎡(약 20만평)의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위한 공동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의 핵심 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고 반겼다.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은 한미 경제동맹 강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는 점,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은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앞서 풀어야 할 과제다.

미국은 핵심 광물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을 상대로 관세를 무기화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번번이 가로막혔다. 희토류 등 희소 광물 시장을 지배하는 중국이 보복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주 한국, 일본 등 우방 8개국과 함께 ‘팍스 실리카’를 출범시켰다. 중국을 배제한 전략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고려아연과 미 정부가 주도하는 ‘US제련소’(U.S. Smelter) 프로젝트가 팍스 실리카 출범 직후 공식 발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테네시주에 들어설 제련소는 총 74억 3200만달러(약 10조 9000억원)가 투입된다. 대부분의 돈을 미국 정부와 기업이 댄다. 그 과정에서 합작법인 크루서블JV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10%가량 소유하게 된다. 이에 대해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라고 비판했다. MBK측은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아연은 물론 미사일·전투기·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 인듐, 갈륨, 게르마늄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첨단 제련 기술을 테네시 공장에 그대로 적용하면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조선에 이어 광물이 양국 경제동맹을 굳건히 다지는 제2의 마스가 프로젝트 역할을 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경영권 분쟁과 기술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야 테네시 제련소 건설이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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