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뷰]트럼프 2.0 시대, 항공 제조업에 기회

권소현 기자I 2025.01.07 14:35:34

김세훈 BCC 글로벌 한국 및 동남아시아 대표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미국 항공 제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첫 집권기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및 리쇼어링 정책 등을 추진했던 만큼 두번째 집권기에도 미국 제조업의 부흥을 위한 정책을 다시 시행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미국 항공 제조업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첫번째 요인은 규제 완화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의 미국 내 제조업의 규제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은 항공 제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더욱이 법인세 인하와 각종 세제 혜택 등의 재무적 인센티브 제공도 예고함에 따라 미국의 항공 제조업은 성장의 발판을 다시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번째는 인프라 투자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 시행으로 5500억 달러 가량의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 안에는 항공 인프라 개선도 포함되어 있어 항공 제조업의 성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세번째는 경제 성장이다. 미국을 다시 부자로 만들겠다는 미국 경제 부흥 정책들은 항공 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항공사의 신규 항공기에 대한 수요도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 및 항공 제조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 제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수요 급감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의 유상승객운항거리(RPK)가 65.9% 감소했고 2023년에서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또 미국의 대표 민항기 제조사인 보잉은 2018년과 2019년에 발생한 두 차례 항공기 추락 사고로 인해 주문량 감소와 함께 항공기 인도 지연을 겪었다 .항공 제조업은 2019년 이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공급망 일부가 붕괴됐고, 항공 제조업 특성상 개발 및 인증 문제로 단기간 내 타 업체로 생산 전환이 불가능해 현재까지도 보잉 뿐 아니라 에어버스 등은 항공기 제조를 쉽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4년 10월 말 기준 보잉과 에어버스의 항공기 수주잔고는 각각 6246대, 8769대이나 인도실적은 305대, 559대에 그쳤다. 수주잔고 해소에 십 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미국의 전략 산업인 항공 제조업의 재건과 중국의 항공 제조업에 대한 견제를 위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보잉도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과 함께 주력 기종인 B737의 빠른 생산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와 항공기 제조사들은 항공 산업의 신속한 재건과 실적 회복을 위해 조선업의 같이 한국에 협력관계 강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및 아스트 등은 항공기 제조 공급망에서 이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아스트는 각각 보잉과 1조원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했으며 일부 기종의 경우 한국 회사의 납품 없이는 항공기 제작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보잉 B737 Max 추락 사고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아스트를 이끌고 있는 김두일 대표의 말을 들어보면 코로나19와 보잉 737기 추락 사고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내실을 다지고 영업망을 다원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견적요청이 밀려들어오면서 골라서 주문을 받는 상황이다. 항공기 제조 공급망 붕괴와 자재 수급 난항이 아스트 뿐 아니라 국내 항공 제조업 전체에 큰 기회가 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출범은 미국 항공 제조업에 다시 성장의 기회를 부여할 것이고, 급증하는 신규 항공기 수요에 긴밀히 대응하려면 국내 항공기 제조사들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트럼프 집권은 국내 항공 제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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