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어린이날에도 멍드는 아이들…제도는 여전히 '구멍'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석지헌 기자I 2026.05.05 15:36:52

어린이날 전날에도 공원서 2세 아동 폭행 입건
신고 5년새 84%↑…전담공무원 1인당 최대 79건
"아동학대 전담 판사·친권정지 제도 도입 필요"

[이데일리 석지헌 권아인 기자] 104회를 맞은 어린이날의 취지가 무색하게 아동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신고 건수는 5년 새 84% 급증했지만 현장 대응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법적 공백도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
어린이날인 5일 인천 부평경찰서는 60대 남성 A씨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전날 오후 4시께 인천시 부평구 한 공원에서 비둘기를 쫓아 뛰어가던 2세 B군의 머리를 때린 혐의를 받는다. B군은 넘어지면서 바닥에 이마를 찍혀 다쳤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은 어린이날에도 예외가 없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만9735건으로 2020년(1만6149건)보다 84.1% 급증했다. 하루 82건꼴로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아동학대 치사·살해로 숨진 아동은 96명으로 연평균 20명꼴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도 학대 사망 아동은 2020년 43명, 2021년 40명, 2022년 50명, 2023년 44명, 2024년 30명으로 매년 30~50명 수준에서 줄지 않고 있다. 가해자 대부분이 친부모라는 점도 문제다. 같은 기간 전체 가해자 중 친부모 비중은 77.4%에 달했다.

최근에도 비극적인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달 경기 양주에서는 부모의 폭행으로 3세 남아가 숨졌다.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에서는 친모가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으로 공분이 일었다. 올해 3월 경기 시흥에서는 3세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6년간 유기한 친모가 붙잡히기도 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가족 행사장에서 만난 부모들은 아동학대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자기 자식 던지는 게 그게 사람이냐. 낳았다고 다 부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가정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못받고 그래서 그런 폭력이 대물림될까 무섭기도 하다”고 했다.

신고는 느는데 전담인력은 태부족…예방망 ‘구멍’

사건이 반복되고 있지만 예방 시스템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평가다. 실제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8곳이 보건복지부 권고 기준인 신고 50건당 전담공무원 1명 배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세종은 신고 318건에 4명이 배치돼 1인당 79.5건을 맡았다. 대전(72.7건)·경기(68.5건)·제주(64.9건)·충북(61.7건)·인천(57.6건)·서울(57.1건)·울산(54.6건) 등도 권고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법적 공백도 지적된다. 현행법상 부모에게 학대 전력이 없으면 살해를 시도하더라도 아동학대처벌법 대신 살인미수죄가 적용돼 피해 아동을 즉각 분리하기 어렵다.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에는 살인 및 미수 행위가 아동학대 유형으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학대 이력이 없더라도 아동 살해를 시도한 경우 아동학대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담당 공무원 인원 확충에 그치지 않고 경찰 협업을 통한 실질적 조사권 부여, 친권 정지 제도 및 아동보호 사건 전담 판사 제도 도입 등 법적·제도적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치사·살해에는 사전 징조 증상이 있기 마련인 만큼 예방접종 미실시·장기결석 데이터 등을 활용한 민관 협력 기반의 조기 발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 인원 확충뿐 아니라 경찰 협업을 통한 현실적 조사권 부여도 필요하다”며 “재학대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친권 정지 제도 도입과 아동보호 사건 전담 판사 제도 도입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부터 의료 이용 이력이 없는 6세 이하 아동 5만8000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2020~2024년 평균 41명이던 연간 학대 사망 아동을 2029년까지 30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