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보다 널뛰기 심한 양자컴퓨팅株 투자 주의보

김경은 기자I 2025.01.10 17:18:59

젠슨 황 한마디에 양자관련주 급락
"상용화 20년 걸릴 것" 발언에 관련주 40% 폭락
장기적 매력도는 유효…당분간 변동성 불가피
유엔, 2025년 ''세계 양자 기술의 해'' 지정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난해 말부터 뜨거웠던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한마디에 차갑게 식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투자 매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상용화가 구체화되기 전까지 변동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아이윈플러스(123010)는 전 거래일 대비 -3.09% 하락한 1253원에 거래됐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한 아이윈플러스는 이 기간에만 35.4% 떨어졌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구글이 양자컴퓨터용 칩 ‘윌로칩’ 공개 한 이후 거래일 종가(572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가량 높지만, 양자컴퓨팅 관련주들의 변동성에 대한 경보음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양자컴퓨팅 관련주의 급락은 지난 8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2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발언하면서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퀀텀스케이프(-43.3%), 아이온큐(-39.0%), 리제티(-45.1%), 디웨이브(-36.1%) 등 대표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 양자 기업들의 연환산 변동성은 80% 수준으로, 원유나 암호화폐 투자보다도 위험도가 높다”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 투자가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18년부터 QTUM ETF가 운용되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가 상장됐다.

유엔이 2025년을 ‘세계 양자 기술의 해’로 지정하면서 양자 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양자 효과가 더욱 중요해지는 가운데, 양자 컴퓨팅 기술은 AI 혁신을 넘어서는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 기술, 신약 개발, 금융 모델링 등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양자 컴퓨팅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0과 1의 중첩 상태가 가능해 병렬 연산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연산 능력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젠슨 황의 발언 이후 디웨이브 퀀텀의 알란 바라츠 CEO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바라츠는 젠슨 황의 발언이 ‘게이트 모델 양자 컴퓨터’에는 해당될 수 있지만 ‘어닐링 모델 양자 컴퓨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게이트 모델은 범용성이 높지만 현재 기술로는 에러율을 낮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어닐링 모델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으며, 최적화 문제 해결에 특화되어 있다. 실제로 폭스바겐, BBVA, 멘턴 AI 등 여러 기업들이 이미 어닐링 모델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젠슨 황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이는 어닐링 모델의 활용도가 제한적이라는 인식과 함께, 구글의 윌로우 칩으로 대표되는 게이트 모델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양자 컴퓨터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꾸준하지 않아 앞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 컴퓨터 관련주의 경우 상용화되는 대표 제품·서비스들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대형 IT 업체들의 실적 발표 및 행사에 서의 발언 등에 따른 급등락세 반복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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