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하 20만대에서 2031년 173배↑
TV 위주 양산에서 워치·안경으로 확대
중국도 양산 시동…경쟁 본격화할 듯
"양산 기술 발전으로 수년 내 개화"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불리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시장 규모가 6년 뒤 170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워치 등 소형 제품을 중심으로 사용처가 확대되는 한편, 중국 기업 등 후발주자들 역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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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올해 약 20만대에서 5년 뒤인 2030년에 2490만대, 2031년에는 3460만대로 올해보다 17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 LED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와 다르게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다르게 무기물 소재를 사용해 색이 번지는 번인 현상도 없다.
국내 업계 중 삼성전자가 2018년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 TV를 처음 선보인 이후 시장에 진출했고, LG전자도 2020년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이니지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LG 매그니트를 출시하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 LG전자의 ‘홈 시네마용 LG 매그니트’.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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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 받지만, 생산 비용이 비싸고 기술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전자 TV 역시 출고가가 1억원이 넘는다. 이같은 이유로 애플은 지난해 수년 동안 개발하던 애플워치용 마이크로 LED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서는 다시 시장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기존에는 대형 TV 등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됐다면, 최근 들어서는 크기가 작은 스마트용 워치나 스마트 안경 등 사용처로 제품이 확대되며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로 LED는 LED를 픽셀 단위로 배열해 화면을 구성하는 모듈화가 가능해 원하는 대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대형 TV로 확장도 가능한 동시에 스마트 안경, 워치 등 작은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스마트 워치용 마이크로 LED를 최초 공개했다.
| 삼성디스플레이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앳 윈(Encore at Wynn) 호텔에서 진행한 ‘CES 2025’ 미디어 초청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한 워치용 마이크로 LED.(사진=삼성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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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마이크로 LED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향후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청두천현광전유한공사가 약 30억위안(5933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마이크로 LED 양산 라인이 지난해 연말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는 최근 ‘CES 2025’에서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를 각각 선보이기도 했다. 아직 중국 기업들이 상용화에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빠른 추격으로 곧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은 오래전부터 지속됐지만 가격과 양산 기술 등에 있어 한계가 있어 빠르게 개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스마트 워치, 확장현실(XR) 스마트 글래스 등에서도 각광 받으면서 양산 기술만 발전한다면 수년 내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