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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찬은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가 2016년 인수한 온라인 반찬 HMR 브랜드다. 조미·축육·급식·식자재 등의 사업을 영위했던 동원홈푸드가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했다. 이후 더반찬은 동원디어푸드로 소속이 바뀌었다가 지난해 9월 동원그룹 차원의 계열사 재편 과정에서 동원F&B 산하 사업부가 됐다. 지난해 기준 더반찬의 연간 매출 규모는 300억원대다.
인수 초기만 해도 더반찬은 동원그룹의 HMR 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되며 그룹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을 받았다. 가산공장도 기존 부평공장보다 2배 이상 큰 규모와 육류, 반찬, 국 등 8개 라인을 통해 연간 단품 1000만개 이상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2017년 당시 동원홈푸드 대표는 “더반찬을 2021년까지 매출 2000억원 브랜드로 만들 것”이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현재 가산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기존 더반찬의 생산라인은 전부 외부 전문업체들로 이관됐다. 직접 생산을 포기하고 외부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된 반찬류를 전문으로 하는 오성푸드, 슈퍼키친 등이 외주 생산을 맡고 있다. 이처럼 동원이 더반찬 사업 체계에 변화를 준 건 효율성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직접 생산을 시작할 때보다 제품 가짓수가 많아지고, 다양해지면서 원료 규모나 생산 측면에서 과부화가 걸렸을 것”이라며 “또한 최근 HMR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상 전략 전환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원F&B는 현재 가산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해당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가산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1월 기준 ㎡당 407만4000원이다. 서울 시내의 공장인 만큼 매물로서의 가치는 높을 것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기존 가산사업장은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활용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며 “동원은 앞으로 제품기획, 고객경험, 판매, 품질관리에 집중하고 생산 관련된 업무는 전문업체에 위탁해 전문성을 보다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선 동원그룹이 반찬사업 재편 이후 영역을 더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제품 기획에만 집중하면서 상품 경쟁력과 사업상 효율성을 대폭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예컨대 양식·수산물 등으로 카테고리를 더 세밀화하고 보다 전문적인 레시피로 육성하는 식의 고도화도 추진할 수 있다.
동원F&B는 더반찬 브랜드를 활용한 오프라인 반찬 유통사업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HMR 시장도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해지고 업체·채널간 경쟁도 치열해진 만큼 전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해에도 온라인 사업을 하던 동원디어푸드를 동원F&B와 합병해 유통 체계를 간소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의 변화를 줬던 동원이 올해도 HMR 사업서 다양한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