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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마켓워치와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분기 순이익 1121억달러(약 163조 9126억원)를 올렸다. 주당순이익(EPS)은 1년 전보다 300% 급증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980억달러(약 143조 2956억원)는 ‘기타수익’이었다.
알파벳은 이 돈이 대부분 스페이스X와 ‘한 비상장 기업’의 미실현 평가이익에서 나왔다고 공시했다. 미실현 평가이익은 보유 지분 가치가 오른 것을 장부에 반영한 것일 뿐, 실제로 팔아서 번 돈은 아니다. 알파벳은 앤스로픽 지분도 갖고 있지만, 나머지 한 곳은 밝히지 않았다.
문제는 이 한 회사가 증시 전체 성적표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알파벳 한 곳이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 전체의 순이익 증가액 가운데 92%를 차지했다. 알파벳을 빼면 2분기 이익 성장률은 37.9%에서 25.9%로 떨어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2개 분기 연속 20%를 웃돌아 여전히 견조하다. S&P500 기업 순이익률도 15.7%로, 팩트셋이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을 향하고 있다.
리처드 윈저 라디오프리모바일 애널리스트는 알파벳 EPS가 “문제의 낌새만 보여도 증발할 일련의 미실현 투자수익이 주는 환상 같은 안정감”에 크게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익 4배인데 주가는 7% 급락
시장은 화려한 숫자보다 빠져나간 현금을 봤다.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58억달러(약 8조 4808억원) 적자로, 2004년 상장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FCF는 벌어들인 돈에서 설비투자 등을 빼고 회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을 뜻한다.
그런데도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1950억~2050억달러(약 285조 1290억~299조 7510억원)로 4월보다 150억달러(약 21조 9330억원) 늘려 잡았고, 2027년 이후에도 대폭 늘리겠다고 했다. 실적 발표 다음날인 23일(현지시간) 주가는 7% 급락했고, 24일에도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다케이 다이키 리소나홀딩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실적 발표 때마다 잉여현금흐름 회수 시기를 미루고 있어 시장이 인공지능(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의심을 품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안은 지수로 번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4일까지 3거래일 연속 내리며 약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AI 투자 수혜를 봐온 일본 반도체주에도 매물이 쏟아지며 닛케이 반도체주지수는 최고가 대비 한 달 만에 30% 떨어졌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24일 코스피는 5%대 급락해 6600선까지 밀렸고 장중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는 6.48%, SK하이닉스는 6.77%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지난달 고점 대비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29~30일 빅테크 실적이 분수령
이번 주에는 S&P500 기업 177곳이 실적을 내놓는다. 29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30일 애플과 아마존이 대기한다. 알파벳까지 이들 4개 기업이 올해 쏟아부을 설비투자만 7000억달러(약 1023조 54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마나카 요시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수석애널리스트는 닛케이에 “각 사 모두 좋은 실적과 설비투자 증액이 예상되지만, 초점은 수익 대비 설비투자 증액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는 이달 초 남는 연산 능력을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 검토 소식에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웠다. 가모시타 다케시 PGIM재팬 주식운용부장은 “만약 메타가 설비투자를 줄인다면 AI 전체 수요가 약하다는 연상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짚었다. 아마존도 1분기 FCF가 12억달러(약 1조 7546억원)로 1년 전보다 95% 급감해, 2분기 적자 전환 시 우려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중국 문샷AI의 새 모델 ‘키미 K3’가 앤스로픽·오픈AI 최첨단 모델에 근접한 성능으로 평가되면서, 미국 AI 제품이 값싼 범용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커졌다. 경쟁이 격해지면 투자금 회수 시나리오 자체가 흔들린다.
가모시타 부장은 “업계 전체 시황에 악재가 보이기 시작한 만큼 이번 미국 거대 테크 기업 실적은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