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 그래핀 비유동성 문제 고분자 첨가로 풀었다

이연호 기자I 2018.12.03 13:29:04

UNIST 김소연 교수팀, 고분자와 산화 그래핀 간 상호작용 규명
고분자 첨가로 용액 공정의 농도 한계 벗어나…''ACS Nano'' 발표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그래핀 기반의 소재로 활용 가능한 ‘산화 그래핀 용액’을 쉽게 다루는 기술이 나왔다. ‘고농도의 산화 그래핀 용액은 흐르지 못한다’는 문제를 푼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자 농도에 따른 산화 그래핀의 유효부피와 분산 모식도. 그림=UNIST.
UNIST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소연 교수팀이 꿀처럼 끈적끈적한 고분자를 첨가해 산화 그래핀 용액이 잘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3일 밝혔다. 고분자를 얼마만큼 첨가해야 용액 공정에 유리한지도 밝혀내 소재의 활용범위를 크게 넓혔다.

산화 그래핀은 그래핀이 산화된 물질로 그래핀만큼 좋은 물성을 가질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재료다. 그래핀을 합성하는 기술은 까다롭지만 산화 그래핀은 액정상을 형성하고 물에 분산된 용액 상태로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훨씬 손쉽게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이런 특성 덕분에 최근 소재로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물속에 분산된 산화 그래핀의 농도가 계속 증가하면 점도가 급격히 커지면서 유동성을 잃고 진흙 같이 변한다. 이는 공정 효율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꼽혔는데 김소연 교수팀은 이번 연구로 그 원리를 규명하고 제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소연 교수는 “산화 그래핀 용액 공정의 효율을 높이려면 고농도 산화 그래핀 용액에서도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고분자를 첨가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용액 속에 산화 그래핀이 고르게 분산돼 잘 흐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산화 그래핀 용액이 공정에 미치는 영향을 그래핀 섬유를 제작해 확인했다. 기존에는 건조 과정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공극(void)이 나타나 그래핀 섬유의 전기전도도와 기계적 강도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고분자 첨가로 만든 산화 그래핀 용액을 쓰자 공극이 크게 줄어들면서 산화 그래핀이 섬유 내에서 더욱 촘촘하게 배열됐다.

김 교수는 “물속에서 산화 그래핀이 분산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분산 특성을 제어할 가능성을 제기한 데 연구 의의가 있다”며 “산화 그래핀 용액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화 그래핀의 본질적인 미시적 거동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UNIST의 신태주 교수, KAIST의 김상욱 교수와 이경은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UNIST-PAL 빔라인과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창의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 내용은 미국화학회에서 발행되는 권위 있는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1월 27일자(11호)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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