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가양2동 자율방범대장 김영철(60)씨를 처음 만난 건 지난 10일 강서구 마곡에서 열린 ‘강서 허준 런’ 행사 현장이었다. 양말을 신지 않고 대회에 나온 초보 러너가 통증을 호소하자 그는 자신의 양말을 벗어주며 “꼭 완주하시라”고 응원했다. 그 모습이 인상에 남아 있던 기자는 가양2동 사무소를 통해 연락을 취했다. 한사코 “별일 아니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그를 설득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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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체화된 김 대장. 그가 자율방범 봉사 활동을 한 건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를 다니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했었는데,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다보니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위해서도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퇴근 후 할 수 있는 봉사가 없을까 찾다가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을 하게 된 겁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그는 직업 특성상 지방 근무를 할 때도 그 지역자율방법대를 찾아가 활동을 이어갔다. 직장 생활만으로도 힘든데,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봉사 활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야간 순찰을 돌다가 ‘수고가 많다’, ‘감사하다’ 이런 인사를 건네주는 이웃들을 만나면 정말 뿌듯하고, 더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온 비결은 바로 주민들이 건네는 이 짧은 인사 한마디입니다.”
가양2동 자율방범대에는 김대장과 같은 일을 하는 대원들이 17명 더 있다. 강서구 전체로는 20개동 약 300명의 자율방범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원들은 매일 조를 짜 야간순찰에 나선다. 주민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쉬는 시간, 이들은 동네 어두운 곳을 돌며 밤길 안전을 살핀다.
“어두운 밤 늦게 돌아가는 여성분들의 귀가를 돕기도 하고, 길에 쓰러져 있는 분들이나 집에 안가고 배회하는 청소년들이 있는지 살피는 것도 우리의 일이에요. 우리가 순찰을 다니는 것만도 어느 정도 예방효과가 있으니 의미가 크죠.”
순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양2동과 소방서, 경찰서, 강서구청이 여는 각종 행사에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행사가 많은 가을철에는 주말을 모두 반납해야 할 때도 있다. 평일 저녁에 이어 주말까지 개인 시간을 내야 하지만 대원들은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활동 여건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예산만으로는 부족해 대원들이 각자 회비를 내 활동비를 보탠다.
그렇지만 모두가 김 대장처럼, 순찰 중에 또는 행사장에서 건네받는 감사와 격려의 말 한마디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봉사에 나설 힘이 된다.
“방범대 활동복을 입고 봉사에 나서면 나도 모르게 모범적으로 솔선수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두가 따뜻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도 느껴지고요. 봉사는 남을 위해서라기 보단 나 자신을 위해 꼭 필요한 삶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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