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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과 쿠팡 외에도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 패션그룹형지의 최준호 부회장도 트럼프의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7~19일 사이 워싱턴DC에 도착한 상태다. 다양한 산업계 중에서도 특히 유통업계 수장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해 눈길을 끈다.
정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2018년 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하고 미국내 유통사업을 전개 중이다. PK리테일홀딩스는 현지 슈퍼마켓 체인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해 운영 중으로, 5개 그로서리(식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이마트는 미국 오리건주에 가정간편식(HMR)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캘리포니아주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하는 등 미국 시장내 유통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 미국법인 격인 PK리테일홀딩스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6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까지 영업성과는 미진한 상태”라면서도 “정 회장의 이번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기점으로 향후 미국 시장 투자와 사업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직접 투자가 아니더라도 현지 기업과의 협력 등을 예상해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의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인만큼 더 직접적으로 ‘트럼프 2기’ 출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김 의장이 지난 비공개 리셉션을 찾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차기 내각 인사들과 직접 만난 이유다. 직접적인 사업은 국내에서 하고 있지만 법인 자체가 미국 소속이어서 현지 자본시장내 법·제도와 관련해서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식품에서는 SPC그룹이 최근 미국 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SPC그룹은 공교롭게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미국 텍사스주에 제빵공장 설립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넘어 중남미 시장까지 아우르는 생산거점 역할을 하는 공장인데 투자금액만 약 23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가 가장 우선으로 여기는 직접투자인 만큼 현지에서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패션그룹형지를 이끄는 최 부회장은 까스텔바작 대표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여한다. 패션업계에선 유일하다. 최 부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한 후 21일 글로벌 패션 전시회 ‘텍스월드 USA 2025’를 참관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취임식을 계기로 미국과 소통 창구를 확보, 더 긴밀히 교류하면서 글로벌 진출 보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통업계 수장들이 트럼프 취임식 참석에 열을 올리는 건 불안정한 내수를 넘어 미국이라는 가장 큰 유통시장에서 기회와 협력을 모색하려는 시도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는 경기 위축과 고물가로 대부분 실적이 좋지 못했다. 내수 부진 상황 속에서는 결국 글로벌 확장만이 답인데, 미국 시장이 재편되는 이 시기를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란 초강대국의 행정부가 바뀌는 건 모든 산업계에 중요한 기점이 되는 대표적인 이벤트”라며 “특히 자국 우선주의가 뚜렷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인 만큼 직접투자 유무와 인적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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