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9%로 0.3%포인트 높였다. 내년 전망치도 2.8%에서 3.3%로 0.5%포인트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한국의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 말부터는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생산 증가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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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올해뿐 아니라 내년 성장률 전망까지 잇달아 상향한 것은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투자와 생산을 뒷받침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0.8%를 웃돌았을 뿐 아니라 한은 전망치(0.3%)의 세 배가 넘었다. 수출이 2.3% 늘고 설비투자도 4.1%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에 그치더라도 올해 연간 성장률은 약 3.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내년 성장률 전망까지 높아졌다는 점이다.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지면 내년에는 역기저효과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도 증권가 눈높이는 더 높아졌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을 8.0%에서 8.8%로, 메리츠증권도 4.9%에서 5.6%로 상향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생산시설 확충과 관련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 중후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는 반대로 소비 전망을 낮추는 등 소비 회복을 바라보는 눈높이는 오히려 낮아졌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 전망을 기존 2.4%에서 1.9%로 0.5%포인트 낮췄다. 신한투자증권도 2.1%에서 1.9%로 0.2%포인트 하향했다. 성장률 전망을 높이면서도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는 낮춘 셈이다. 실제 이번 3분기 GDP 성장률 1.0% 가운데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0.8%포인트로 민간 부문(0.2%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 투자와 소비가 성장을 뒷받침한 반면 민간 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명목성장률에 따른 낙수효과는 분명 나타나겠지만 아직은 확산보다 집중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상승이나 올해 하반기 주가 급락에 따른 음의 자산효과 등을 고려할 때 가계 전반의 소비 심리는 그다지 개선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소비 부진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민간 소비 약세는 지난 분기 코스피가 19.3% 급락한 데 따른 자산가치 하락 여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 실질소득이 양호하고 소비심리 또한 크게 꺾이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단기 수요 부진이 진정되면 소비는 무난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했다.
향후 소비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될지는 성장의 지속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한은은 반도체 기업의 배당과 성과급 지급 등이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4분기 이후 민간 소비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 전망 상향은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뒤 이달에는 연 3.00%로 동결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상당 폭 높일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은의 기존 전망치는 올해 3.3%, 내년 2.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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